 |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판문점 MDL(군사분계선)을 넘어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
남북이 25개월만에 손을 맞잡으면서 남북 관계 복원에 탄력이 붙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린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는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의제는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 문제였지만 남북은 모처럼 만난 만큼 끊겨온 관계 복원을 위해 서로 간 입장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남북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우리 측은 기조발언에서 상호 긴장 고조 행위 중단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북측 대표단은 과거와 달리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의 입장을 조용히 경청했을 뿐이다.
남측 대표단 뿐 아니라 취재하러간 남북 기자들 간에도 호의적이고 부드러운 대화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로 대화 채널이 복원되고 새롭게 경색국면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찬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임시로 봉했을 뿐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북한의 잦은 도발로 인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임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 등이 있다. 북한이 적십자회담, 군사실무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 우리 측 제안에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은 것도 아직 간극을 좁혀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산가족 상봉 등 남측 대안에 '묵묵부답' = 남북 현안 가운데 우리 정부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다. 매년 끝내 이산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숨을 거두시는 이산가족 '고령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 회담에서도 2월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남북 적십자 회담도 열자고 채근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시 북측이 요구가 많아지던 과거를 감안하면 북한이 다시 주판기를 튕겨 본 후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일 이번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2015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그러나 통상 상봉 대상자 선정 등 준비 과정만도 한 달 가량이 걸린 다는 것을 고려하면 극적으로 빠르게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설 계기 상봉은 요원하다.
이산가족 신청자는 13만명이 넘지만 2015년 10월까지 총 20차례 열린 상봉행사에서 4185건의 상봉만 성사됐다. 조명균 장관도 실향민 2세임을 강조하면서 여러차례 이산가족 상봉의 중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비핵화·군사회담 제의에도 '시큰둥'...대북제재·한미연합훈련 논의 변수 = 이날 우리 측은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 문제 논의 차원에서 군사당국 회담도 북측에 제의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이슈를 꺼내 사실상 북한의 핵포기 선언도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비록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진정성 있는 의지를 보이지도 않았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 등에 대해서도 '그런 환경이 마련될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표했지만 더 진전은 없었다. 향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자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따라서 추후 대화에서는 이견으로 언제든 다시 남북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에도 막상 대화를 시작했지만 민감에서는 서로의 입장만 피력하다 돌아선 적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감한 현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경우 남북 간 생각차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다분하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한미연합훈련이 임시로 연기된 것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 올림픽 참가 외에 다른 결과물을 얻기 힘들다고 보는 이유다.
따라서 북한이 대북제제를 풀 것과 더욱이 불가능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할 경우 남북 간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이준석, 尹-李 영수회담에 "긍정적...조국이나 나는 부담스러울 것"
- 2尹정부 2번째 재외공관장회의…호주 공관장 불참, 주중대사 참석
- 3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임명…총리 지명은 더 신중 모드
- 4이재명, 윤 대통령에 민생지원금 요구하고 총리 추천?···용산회담 주목
- 5윤 대통령 '영수회담' 결단에 …국민의힘, 정국 반전 기대감 '솔솔'
- 6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 7윤 대통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지명…총리는 더 늦어질듯
- 8"고래가 잘못 꼬리짓 하면 송사리는 죽어"…허리 숙인 與 낙선인들
- 9국민의힘, 윤석열-이재명 회담 성사에 "적극 환영…초당적 협력 기대"
- 10국민 10명 중 6명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