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정치 막는 4대장벽, '정보·인맥·꼰대·돈'

[the300][젊은 정치][2]장벽에 가로막힌 젊은정치①4대장벽 살펴보니…

해당 기사는 2018-01-0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마당에서 열린 '2017 청년일자리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A씨(31)의 꿈은 '청년 정치인'이었다. 대학 신입생 때부터 학생회 등 크고 작은 정치 활동을 했다. 주요 정당의 시당 대학생위에 가입하고 활동했다. 위원장까지 맡았지만 졸업하고 나니 갈 곳이 없었다. 졸업 이후 'OB(올드보이)'로 활동할 수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더 이상 학생이 아니었고 먹고 사는 문제도 신경써야 했다. 결국 한 대기업에 입사했다. 정치인이 되겠단 꿈은 일단 접어뒀다.


#지난 19대 총선에 출마한 B씨(37)는 '기득권' 장벽을 몸소 확인했다. 지역구에서 권력이나 돈 없이 당선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걸 실감했다. 경쟁자는 현역 의원이었다. B씨와 달리 후원금을 모집하고 보좌진들을 선거운동에 활용할 수 있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후보들은 '사비'를 털어가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B씨는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결과는 낙선. 선거법 등 제도가 기득권을 위해 설계됐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대한민국 '젊은 정치'는 전진하기 힘들다. 거대 장벽이 가로 막고 있어서다. 정치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현실은 녹록찮다. 기성 정치인에 비해 정보와 인맥이 부족하다. '꼰대' 기득권의 밀어내기를 견뎌내기 힘들다. 생계를 책임지기 시작할 나이에 오히려 선거자금 등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젊은 정치는 일단 '정보장벽'에 부딪힌다. 어떻게 해야할 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각 당 청년위원회나 대학생위원회에 대한 생각을 묻자 '잘 모른다', '청년을 대변하지 않는다', '들러리다' 등 답변이 나왔다. 실제 정치 참여 과정을 가르쳐주는 곳도 없다.

 

'인맥장벽'은 더 높다. 젊은 나이에 기성 정치인들과 인맥을 맺기엔 한계가 있다. 그나마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끈'이 없다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얘기다. 어렵게 정치판에 발을 들이더라도 '꼰대장벽'을 마주해야 한다. 30대 기초의원이 마이크를 잡자 이를 지켜보던 60대 의원이 "어린애가 뭘 알아"라고 비아냥거린 얘기가 전해진다. 30대에 국회에 입성한 소위 '젊은 정치인'이 나중에 공천권 심사를 하며 40세 기초의원에게 "어리다"고 발언한 사례도 있다.

 

'돈장벽'은 보다 현실적인 문제다. 정치는 이미 성공을 거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생계를 걱정할 나이에 정치에 뛰어들면 오히려 돈을 써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정치를 시작하면 '본전' 생각이 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광진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의 법이 50대 중반 남성 기준으로 만들어져 '제약'받는 일이 많다"며 "신인들이 한국 정치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건 현역 의원 중심의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윤정 광명시의회 의원(자유한국당)은 "정치생태계는 누군가의 쓰러짐이 또 다른 누군가의 기회가 된다"며 "청년 정치인은 조직력과 인맥, 사회적으로 취약한 대상으로 타깃 1순위가 돼 재선, 3선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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