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강한 국방력 기반으로 대화 추진..유약한 대화 아냐"

[the300]"트럼프, 남북대화 잘되면 북미대화 여건 된다고 봐"(종합)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8.01.05 15:41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에서 대한노인회 초청 신년 오찬 참석자들과 함께 충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8.01.05.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남북관계에 대해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평화도 추구해 나가겠다"며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고 9일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대화를 갖는 데 대한 관점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대한노인회 회장단을 초청, 새해 인사를 겸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기회에 어르신들께 드릴 특별한 부탁 말씀이 있는데, 남북문제다"라며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간 남북 간 연락채널이 완전히 단절돼 우발적 위기상황에 대처할 방법조차 없는 실정이었다"며 "이제 연락채널부터 복원하고 남북회담을 거쳐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게 되고 거기에서 남북관계 발전의 기회를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어제 밤 전화통화를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군사훈련을 연기하는데 동의해주었다"며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이 포함된 고위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지원할 뿐 아니라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이것이 잘 되면 북미 간 대화 여건까지 조성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9일 남북대화 관련 "아직 성급한 판단이나 기대는 금물"이라면서도 "그러나 가능하다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문제가 물론 어렵지만 더 어려운 것은 내부의견의 분열"이라며 "어르신들께서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을 믿고 지지해 주시고, 국론을 하나로 모아주시면 제가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른바 '강한 대화'를 내세운 것은 9일 예정된 남북 고위급 회담에 중요한 기준선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역시 "우선순위는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이라며 남북대화 의제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이 특히 보수적인 안보관을 지닌 노년층에게 이해와 지지를 당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일단 올림픽 참가 문제가 매듭 지어져야 그다음 남북관계 개선 관련 논의들이 있을 걸로 본다"며 "나머지 부분에 대화의 여지가 열려 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진행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개성공단 정상화 등 남북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수 있지 않느냐는 전망에 "그건 너무 나간 것 같다"며 "아마 논의가 될 수 있다면 이전에 우리가 제안한 부분들에 국한해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가 북한에 이미 제안한 것으로는 이산가족 상봉이나 고향 성묘, 남북 군사당국자간 회담 등이다.

그는 이산가족, 개성공단 등 다른 이슈들에 대해 "시계열상 (후순위) 문제가 아니라 부수적이라는 것"이라며 "가장 우선순위는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는 것이다. 거기에 중요한 방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평창 패럴림픽이 끝나는 즉시 실시할 것인지 등 후속 일정에는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스케줄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6분쯤 북한은 전통문을 보내 우리측이 제의한 1월9일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 제안을 수락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2일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관련 남북 대화를 시사했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바로 그날 9일 판문점 회담을 북한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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