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훈련 연기" 한미동맹 신뢰 확인, 北 화답할 차례

[the300]트럼프와 통화, 文대통령 '평창구상' 진전…문정인 교수 "상당한 의미"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8.01.05 00:02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8.01.04. amin2@newsis.com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간 4일밤 전화통화의 핵심은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공식화한 것이다. 한미가 신뢰를 바탕으로 훈련연기를 결정한 만큼 북한이 이에 호응하고 나설 차례다.

한미의 훈련연기의 첫 의미는 신뢰 확인이다. 동맹관계임을 확신하지 못한다면 자칫 북한이 오판할 소지를 줄 연례 군사훈련 일정 조정은 쉽지 않다. 미국에서 이번 방안을 훈련 연기나 축소가 아니라 일정 '조정'(리스케줄링)으로 표현하는 것도 훈련연기를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우려를 잠재우듯 전화통화에서 흔쾌히 훈련연기에 합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덧붙여 "미국은 100%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재확인했다. 양 정상이 그동안 수차례 회담과 전화통화를 거쳐 쌓은 유대감도 이런 결정에 한 배경으로 꼽힌다.

둘째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와 한반도문제 개선에 '점프대'로 삼겠다는 문 대통령 구상이 중대 진전을 본 것이다. 이날 전화통화는 최근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향, 남북 연락채널 복원 상황과 맞물려 있다. 이 같은 남북대화를 미국이 동의하고 지지한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전화통화 자체만을 위한 통화는 하지 않고 실제 결과물을 낸다는 문 대통령의 전화외교 스타일도 다시 드러났다.

이제 북한이 움직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대통령 특보이자 문 대통령 대북정책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터처블로 이해가 돼 왔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단순히 연기, 또는 일정의 재조정이라 하더라도 의미는 상당히 있는 것"이라며 "북한이 분명히 화답을 해야 된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이 통화하기 전의 언급이지만 북한이 훈련 연기라는 한미동맹의 '결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북한을 압박, 제재한다는 기존 입장도 고수했다. 백악관은 통화직후 자료에서 "양 정상은 최대한도의 압박을 지속,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청와대의 전화통화 결과 자료엔 없지만 백악관의 발표에는 포함됐다. 북한과 대화국면 재개를 염두에 두고 청와대가 표현수위를 조절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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