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이 사치가 된 나라…맞벌이가정에게 방과후 영어수업이란?

[the300][이주의 법안]③초등학교 방과후 영어수업법 '통과시켜주세요!!!' 4점

해당 기사는 2018-01-0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아이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둔 맞벌이 가정의 고민 거리는 부모들의 근로 시간보다 짧은 학교 수업 시간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이를 돌볼 수 있을 때까지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엔 필연적으로 돈이 든다.

 

방과후 수업은 이같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학교는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더구나 학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과외 수업까지 해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이왕이면 어릴 때부터 배우면 좋다고 하는 영어면 더욱 좋다.

 

2년 전 일선 교육현장에서 선행학습을 금지하도록 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때 시행령으로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후학교 영어 수업을 예외 조항으로 둔 이유도 그랬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 보육의 성격이 강하고 사교육 증가 가능성이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의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가 시행되려면 2년 전 맞벌이 가정의 고민이 충분히 해결됐어야 하는 지 되돌아봐야 한다.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청와대 청원으로 달려가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정부에게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는 공교육 정상화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외국어 학습 효율 등 교육 정책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는 정부가 책임져주지 않는 보육의 문제와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해야 하는 생존의 문제다.

 

또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능력은 직업의 기회와 소득의 격차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서도 '금수저'와 '흙수저' 간 기회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즉 영어 교육이 '빈익빈 부익부'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에게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는 불평등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외국어를 배우면 모국어와 혼동할 수 있어 학습 효율이 높지 않고,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줄여야 한다는 교육부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올까. 생존과 불평등의 구조 속에서 '방과 후 영어수업'을 그나마 위로로 삼아왔던 이들에게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해야 한다는 '교육 정책'은 그저 사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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