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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마치고 청와대로 향하면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7.12.29.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청와대에서 가장 보수적인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자신들의 '보스'인 문 대통령에 대해 이같이 평가해왔다. 운동권 출신이 약진하는 등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청와대 사람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의 '보수적인' 면모가 지난 한 해 동안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청와대 사람들이 말하는 문 대통령의 '보수성'은 '안정감'과 일맥상통한다. 문 대통령이 보수적인 가치와 정책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급진적이지 않고 안정적인 개혁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가장 급진적인 인사로 불렸던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상당수의 청와대 인사들은 집권 2년차를 맞을 때까지 문 대통령이 국정지지도 70%를 달성하고 있는 점의 근거를 이같은 '보수성'에서 찾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북한의 핵실험, 부동산 문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수많은 난관이 있었음에도 문재인 정부은 안정된 지지율 관리를 해오는데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돌발적인 발언을 하지도 않았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을 밀어붙이지도 않았다. 의제설정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는 쪽으로 모아졌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는 이같은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이슈였다. 건설 중단이 자신의 대선공약이지만, 공론화위원회의 숙의(熟議)를 통해 결정된 '건설 재개'를 그대로 따랐다. 속도조절을 하며 급진적인 '탈핵'을 추진했을 경우 국민들이 받을 불안감을 희석한 것이다. 60년 뒤인 '2079년 원전제로'를 선언한 문 대통령이 탈핵 이슈에서 택한 건 안정감이다. 진보진영에서 "너무 느린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들이 노무현 정부의 약점이었던 '불안감'을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노무현과 문재인은 그만큼 스타일이 다르다"며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인사가 대통령인 까닭에 청와대 내 회의에서도 확실하게 중심이 잡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활약했던 경험이 학습효과가 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급진적'이었던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문 대통령이 절치부심 준비해온 '현실적인' 국정기조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다"고 참여정부를 평가하면서도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집권 1년차에 보여준 '보수적인 안정감'의 기조는 2년차에도 유지될 전망이다. 여기에 국민들이 '플러스 알파'를 원한다는 것 역시 문 대통령이 알고 있는 듯 하다. 안정감 하나 만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가시적인 실적이 없이는 집권 1년차에 보여준 '안정감'이 허상에 그치고, 국민들의 정권에 대한 피로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온 새해 국정 기조가 '내 삶이 바뀌는 국정' 개념이다.
문재인 정부의 안정감에 '플러스 알파'를 해줘야 하는 '실적'의 윤곽은 올 상반기 중 드러날 게 유력하다. 청와대가 최대목표로 잡은 두 가지 과제는 '대북정책'과 '일자리'로 파악된다. 남북대화의 기점이 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2월 개최를 앞두고 있다. 연말·연초부터 문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일자리 정책의 성적표는 상반기 중 지표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정책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로 해 앞으로 3개월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자리 문제에 '매직'은 없다. 쉽지가 않다"라면서도 "청년실업 등의 흐름을 완화하고, 터닝포인트를 만드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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