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분권론자다. "권력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말한다. 초유의 '연정(聯政)' 실험은 이같은 철학에서 나왔다. 연정에 이은 그의 카드는 지방분권이다. 다만 ‘기계적 균형’이나 ‘획일적 분권’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서울과 경기도를 합쳐 ‘광역서울도’를 만들자는 제언을 했다.

문재인정부에 대해서는 "이 대로 가면 촛불 이후의 것은 다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의 역할론에 대한 고민도 내비쳤다. '영원한 소장파' 남 지사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실질적 지방분권이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로 과감하게 권한과 예산을 넘겨주는 게 실질적 지방분권이다. 전국을 서울도(수도권) 대전도(충청권) 대구도(경북권) 부산도(경남권) 광주도(호남권) 등 5개 초광역권으로 나눠 권한을 내려주면 된다. 중앙정부는 지방이 혼자 할 수 없는 광역교통, 주거, 미세먼지 등의 조정역할만 하면 된다. 수도권 통합을 통한 '초강대도시' 설립이 가능하다. 재선에 성공한다면 최우선 과제로 광역서울도를 추진할 것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도지사와 서울시장이 손을 잡으면 가능하다.

국토균형발전, 빅브라더(big brother) 제도다.
지방자치단체 후견제도를 '빅브라더(big brother)'라고 한다. 전국 226개 지자체를 1등부터 나란히 세운 후 1등과 226등을, 2등과 225등을 묶는다. 부자 지자체가 가난한 지자체의 후견인이 돼 재정을 지원하는 거다. 성과가 좋으면 1등에게 규제완화의 인센티브를 준다. 이에따른 이익은 또 공유하는 식으로 상생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판교만 일자리 7만7000개.
판교테크노밸리 등 권역별 미래형 일자리 창출 플랫폼을 조성한게 임기 내 가장 큰 성과다. 지난 3년간 전국 일자리의 46.2%, 48만6000개의 일자리가 경기도에서 나왔다. 특히 판교에서만 일자리가 7만7000개, 지방세가 1500억원이 나왔다. 핵심은 땅값을 싸게 해준데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1306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매출액만 80조원에 달한다. 여기서 나온 이익을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져다 복지에 쓰고 있다.(웃음)

이대로 가면 촛불 이후 성과는 다 사라진다.
촛불. 드라마틱하지 않나. 전세계가 놀란 촛불 이후엔 개헌과 다당제를 기반으로 한 연정이 뒤따라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대정신이다.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 이후 촛불정권이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 찬성 세력을 아우르는 통합 정치를 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결국 진보와 보수의 대결 양상으로 가는 형국이다. 진보와 보수의 갈라치기는 과거에 봤던 모습 그대로다. 이 길로 가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벌어진 노력들이 없던 것이 된다.

문재인 정부의 70% 지지율은 다 야권 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무리 70%라고 해도 야권에 강한 대항 세력이 있으면 견제가 된다. 그러면 (청와대가) 더 조심스럽고 긴장하며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은 야권이 지리멸렬하다. 청와대가 플레이하기가 아주 좋다.

바른정당 실패, 두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바른정당 창당 직후 국민의 지지와 관심이 쏠렸을 때 구체적 정책을 보여줬어야 한다. 대표적인 게 선거연령 19세로 하향이다. 가장 아쉬운 지점이다. 두번째는 (한국당과의) 통합전당대회 무산이다. 김무성 의원도 통합 전대에 합의해 한국당에 요구한다면 탈당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유승민 대표가) 거부했다.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기 때문이지만 정치력 부재도 아쉽다. 유 대표의 정치력 부재다.

유승민 대표의 정치력 부재 아쉽다.
인정해야 한다. 자강을 할 수 없는 당이 됐다. 새누리당 내에서 보수개혁을 못한 건 국정농단 세력이 기득권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창당이 어려웠다.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친박(친박근혜)계 검찰조사, 최근 당무감사 등으로 바른정당이 주장했던 '불가요인'이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한국당과의) 재창당 수준의 ‘헤쳐모여’를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안철수를 평가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기의 기득권을 버리고 통합을 추진하지 않나. 그런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 대표는 그런 모습이 없다. 합하기 어려운 문제를 제거하고 좁혀나가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너는 이래서 안 돼'라며 오히려 간극을 벌리고 있다. 문 대통령의 실정을 막기 위해선 통합해야 한다. 보수는 작은 공통점이라도 함께 하며 모이고 진보는 작은 차이를 갖고도 논쟁을 벌이며 분열하는 게 특징이다. 헌데 지금은 우리가 작은 차이를 갖고 벌어지고 있다.

보수통합은 우선순위만 다르다.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보수의 통합은 어려울 것이다. 바른정당에서는 국민의당과 통합후 자유한국당과 합치거나 자유한국당과 통합후 국민의당과 연대를 하는 보수통합을 생각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다른 길이 아니다. 우선순위만 다를 뿐이다. 대선에서 통합의 흐름으로 가지 않겠나 생각한다. 안 대표가 우리당과 통합을 선언한 것은 보수후보로서의 첫 디딤돌을 놨다고 생각한다. 

경기지사가 갖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광역단체장을 넘어 대선주자, 거물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경기지사 선거가 대선급으로 불리는 이유다. ‘디펜딩 챔피언’은 남경필 경기지사다. 바른정당 소속인 남 지사지만 그가 바른정당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는 이는 없다. 그래도 그는 보수 진영 내 선두주자다.


정당으로 따지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강세가 점쳐진다. 인물도 넘쳐난다. 먼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남경필 vs 이재명’의 ‘1대1’ 구도의 경쟁을 시작했다. 대중성, 인지도를 갖춘 이 시장이지만 당내 경선을 또다른 싸움이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이자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해철(안산상록갑) 의원의 벽을 넘어야 한다. 전 의원의 당내 기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동굴' 등 시정성과를 내세워 도지사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대선 경선 때 이름값을 올린 최성 고양시장도 출마를 저울질한다.


반면 야당은 인물난을 겪는다. 남 지사외 뚜렷한 후보군이 없다. 다만 전통적으로 경기지사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우위를 점해온 것에 희망을 건다. 실제 역대 6번의 경기지사 선거에서 보수진영은 5번 승리했다.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 등 보수진영의 대표적 인사들이 경기지사를 맡았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비롯 보수 통합의 성공 여부가 인물보다 앞서 있다. 현재로선 자유한국당에선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이름이 나온다. 국회부의장인 심재철(안양동안을) 의원과 홍문종(의정부을) 의원 등도 거론된다. 국민의당 내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이찬열(수원갑), 이언주(광명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의당 19대 대선후보였던 심상정 의원의 출마여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