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제천 찾아 "황망하고 참담해" 유가족 위로

[the300](종합) "한이라도 남지 않게 할것" 유가족, 비상구·통유리 지적

【제천=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들이 안치된 병원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2017.12.22.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후 충북 제천을 방문, 전날 스포츠센터 화재 희생자들의 유가족을 만나 "범정부차원으로 이번 사고의 원인과 대응과정을 철처하게 살피고, 비록 사후적이지만 한(恨)이라도 남지 않도록 이번 사고를 조사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희생자들이 안치된 병원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제천 화재 재난현장과, 희생자들이 안치된 5군데 병원을 잇따라 방문했다.서울병원·명지병원·제일 장례식장·세종 장례식장·보궁 장례식장에서는 오열하는 유가족들이 문 대통령에게 울분을 쏟아냈고 문 대통령은 시종 침통한 표정으로 묵묵히 이들의 말을 들었다.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유가족 대표들은 병원에서 가진 약식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러운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대통령이 추진하시는 일들에 지지를 보내지만 이런 재난의 경우 대응 매뉴얼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인가"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화재 사고의 철저한 원인 조사와 책임소재를 정확히 가려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또 “‘나라다운 나라’가 말만이 아닌 제대로 된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참으로 황망한 일이 발생했고 대통령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뿐 아니라 모든 국민께서도 안타까움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라며 이들을 위로했다.

각 병원에서 나온 유가족들의 안타까움은 대변인이 전한 것보다 더 강했다. 문 대통령이 제천의 서울병원에 도착하자 "정부가 이런 식으로 대처하는 게 한두 번입니까?", "초기대응만 잘했어도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 "죽여 놓고 오면 뭘 합니까"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중년 여성은 "사람이 죽었습니다"라며 문 대통령을 붙잡고 오열했다. 문 대통령은 그의 어깨를 잡으며 위로했다. 한 유가족은 "사람이 먼저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사람이고 뭐고 없었다"고 소리쳤다.

【제천=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을 방문해 국과수 관계자들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있다. 2017.12.22. photo1006@newsis.com
일부는 비상구와 통유리 등 희생자를 늘린 걸로 추정되는 요인들에 대해 따졌다. 유가족 A씨는 문 대통령이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아내가 죽었다. 통유리만 일찍 깼어도 사람들이 많이 살았을 것"이라며 "일당 10만원짜리 안전사만 (용접할 때) 놔뒀어도 이런 사고가 안 났다. 그 인건비 아끼려다 이렇게 된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용접할 때 1명 안전관리하는 사람만 있었어도 됐다는 말이죠, 통유리가…"라고 말했다.

한 사람은 "비상구가 문제다. 정말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갇혔다"며 "구해주는 것 기다리다가 다 죽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문 대통령은 억울한 사연이 없게 해 달라는 말에 "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을 대표한 두 사람과 공개 면담했다. 그중 한 명은 "세월호 이후에는 좀 나아지는가 했는데 우리나라 안전시스템 나아진 게 뭐냐"며 "2층 통유리를 깼으면 사람들이 많이 살았을 텐데 유리를 깨지 못하고 밖에서 물만 뿌린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한 사람은 "소방차가 오후 4시에 출동을 했다는데 통유리를 오후 5시30분에 깼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사우나에 있던 사람들 락커에 가서 옷까지 갈아입고 구조만 기다리는데 다 죽었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아들에게는 손을 잡고 등을 두드리면서 "황망한 일이 벌어졌다. 기운 내시라"고 위로했다. 또다른 희생자의 유가족은 "조카가 초등학생인데 한순간에 엄마를 잃었다. 저희 언니 돌아오게 해 달라"고 흐느꼈다. 문 대통령은 "아이가 어리군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대체로 유가족의 말을 경청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과 사고 수습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충북 제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을 찾아 수습중인 소방관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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