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이주의 법안-고령화 기간제보호법

[the300]

고령자 기간제보호법, 노인빈곤 해법 될까?


노인빈곤율 지표는 우리의 부끄러움이 된 지 오래다.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반면 65세 이상 고용율은 OECD 회원국 중 2위다. 일하고 싶은 노인들이 많다는 사실은 노인 빈곤과 쌍생아다. 은퇴 후 소득은 불안정하고 공적연금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은퇴를 늦추는 방안 중 하나가 정년 연장이다. 2016년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늘어났다. 정년연장은 기업에겐 인건비 부담 증가의 우려를 줬다. 장년층 근로자의 고용 불안, 청년층의 채용 감소 등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나왔다.


60세 정년제 시대를 맞아 정부는 노사 양측을 대상으로 대책을 내놨다. 직무,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과정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지원하고 고령자 고용안정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2015년을 기준으로 145억원의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투입하고 정년퇴직자를 계속 고용하거나 정년을 연장한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 347억원을 지원했다. 여기엔 60세 이상 고령자를 고용하는 경우도 포함되는데 2273개 사업장에서 연인원 2만2691명이 혜택을 받았다.


정년연장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와 지속가능한 소득은 은퇴를 앞둔 장년층의 여전한 고민거리다. 공적연금을 받으려면 5년을 기다려야 한다. 매월 20만6050원을 받는 기초연금은 65세부터, 국민연금도 수급연령이 65세로 상향됐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기간제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고령 기간제근로자 보호법'이다. 현행 기간제법은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무기 계약직, 즉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본다. 물론 비정규직이지만 고용기간 측면에서는 정규직과 차이가 없다, 다만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사업이나 업무적 특성에 따른 경우와 고령자의 경우 2년을 초과해서 기간제로 고용할 수 있다.

 

'고령자 고용법'이 정하고 있는 고령자는 ‘55세 이상’을 말하는데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2015년 기준 60세 고용률이 39%에 달하는 상황에서 55세 기준은 부당한 차별이라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따라서 기간제근로자 보호대상에 고령자도 포함하자는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고령의 기간제근로자도 2년 이상 일하는 경우 무기계약직이 되게 된다.

 

◇“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정규직 근로자보다 더욱 불안한 5년이다. 공적연금과 같은 사회안전망은 65세 이상부터라는 제도 하에서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기간제 근로자의 보호는 정규직에 우선한다. 문제는 기간제 근로자의 보호가 55세에서 끝난다는 것이다. 이 경우 65세까지의 10년은 노인 빈곤을 예정하는 기간일 수 있다. 장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다.

 

◇“이 법은 타당한가?”= 6개월 전부터 시행된 개정 고용보험법은 사업주가 55세 이상 고령자와 50세 이상 준고령자에게 직업훈련을 실시할 경우 비용지원을 높게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5년 기준 50대 이상 인구가 경제활동인구의 36.8%를 차지하고 있지만 주요 직업 훈련사업에 참여하는 비중은 13.4% 불과하다.


고령자층의 고용확대를 위해 단연한 조치였다. ‘고령자 고용법’은 연령을 이유로 고용차별을 금지하고, 고령자가 그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준고령자를 50세로, 고령자를 55세로 정하는 규정이 60세 정년, 100세 시대와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 예상되는 논란은 최저임금을 둘러싼 그것과 비슷하다. 5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가 반대로 고령자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이다. 2년 고용후 무기계약직을 보장해야 한다면 고용주가 고령자 채용을 꺼리거나 채용을 하더라도 2년 이하의 기간으로 계약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고령자의 고용환경은 취업률은 높지만 일자리의 질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많은 일자리와 양질의 일자리는 동시에 추진하는 목표이지만 양립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추수하는 가을에 겨울을 준비해야한다. 대비하지 못한 겨울의 결과는 노인빈곤일 것이다. 지금 장년층의 겨울나기는 노사 뿐 아니라 국가차원의 과제이다. 하물며 고령 기간제근로자 보호는 더더욱 그러하다. 다만 이 법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100세 시대, '55세 이상'도 청년일까…'명암' 갈릴 정규직 전환



2017년 ‘100세 시대’라는 말은 현실의 단어가 됐다. 인구가 감소하는 국내 일부 지역에서 50대 장년은 ‘청년’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은 고령자를 55세 이상으로 분류한다. 2015년 기준 60세의 고용률은 39%다. 사실상 ‘청년 취급’ 받는 ‘고령자’들의 노동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이하 기간제법)을 대표발의했다. 2년을 초과 근무한 5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들도 정규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관인 해당 법에 대한 찬반은 뚜렷하다. 100세 시대에 고령 노동을 한정하는 ‘낡은 규정’을 고치자는 긍정적 반응과 ‘조항 하나’만 고칠 경우 사회적으로 파장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환노위의 한 여당 의원은 “기간제법은 나이가 들어서도 생존을 위해 일하는 사회가 되자 그 현실을 반영한 법으로 보인다”며 “일반론적으로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해당 법만 통과될 경우 생길 사회적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사실상 (장년의) 정년을 늘리는 것이 될텐데, 거꾸로 20~30대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령자들의 노동이 주로 저임금 노동”이라며 “오히려 빈곤 노동의 악순환을 계속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보호장치를 마련해 죽을 때까지 노동이 아닌 편안한 노후 보장을 만들 시스템 변화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해당 법만 통과될 경우 “오히려 고령자가 일할 기회마저 잃게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에 소개된 기간제법을 두고 한 누리꾼은 “기간제로 일하는 고령자는 보통 정년퇴직 이후 일하는 것”이라며 “이 법이 통과돼 2년이 지나도 기간제로 일할 수 없다면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할텐데 오히려 고령자의 일할 기회를 잃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노위의 한 야당 관계자는 “현재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가 활발하고 미래에는 64세 이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전망”이라며 “55세 이상 고령자의 ‘지속고용’ 환경을 조성하려는 제도 개선 노력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최근 비정규직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간에 대한 규제보다 사용의 사유를 규제하는 개선 방안도 함께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보완책을 제시했다.


'55세 비정규직?'…고령화 시대 고용불안, 정치권은 챙기고 계시나요?


누구라도 나이 먹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는 세대불문 변하지 않는 진리다. 저성장 시대 고용불안이 만성화된 우리 사회에서는 누구라도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가 될 수 있다. 은퇴 연령이 가까운 고령자에게도 마찬가지다. 나이를 먹은 후 기간제 근로자가 돼 고용불안에 시달릴 가능성은 언제든 내 얘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고령자 기간제보호법(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이 이주의 법안 후보로 올라오자 이주의 법안 담당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 법에 쏠렸다. 기간제 근로자 보호법이 만 55세 이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다. 

이주의 법안 담당자들은 50대도, 기간제 근로제도 아니다. 30~40대의 정규직 근로자인데도 "이 법안에 왠지 꽂힌다"는 말을 연발했다. 이주의 법안 담당자들 뿐일까. 법안의 필요성과 타당성, 실현가능성에 일반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 것은 55세 이후 이른바 '고령자'가 됐을 때 맞닥뜨리게 될 근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달 남녀 직장인 7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직장인 고용 불안감 현황' 조사 결과 직장인 중 85.2%가 '현재의 고용상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비정규직 직장인들의 경우 현재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이 92.1%였으나 정규직 직장인도 82.3%로 비정규직 못지않은 고용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규직 직장인의 경우 10년 전과 비교해서 고용 불안감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07년 정규직 직장인(11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할 당시 고용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정규직은 51.3%에 그쳤으나 10년만에 무려 31%포인트(p) 급증했다. 상시 구조조정과 조기퇴직 관행이 고착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고용불안의 그림자가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언제 잘릴 지 모르는 '만성 고용불안'의 시대에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청년 고용에서 주로 다뤄지는 비정규직 일자리 문제가 세대를 넘어, 현재의 고용형태를 불문하고 확산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사히 정년 퇴직을 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은 만 65세가 돼야 받을 수 있다. 65세 이전까지는 일을 해야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55세 이상도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 보호법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의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 안전보장망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다. 정치권이 좀더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을 보여달라는 무언의 시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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