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영애·EXO 공통점…"文대통령 행사 초대됐죠"

[the300][300랭킹]중국서 '우블리' 부부 등 명분·적절성 따져 초대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소피텔 호텔. 문재인 대통령의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에 또다른 주인공은 배우 추자현-우효광(위샤오광) 부부였다. 한국인 며느리, 중국인 사위로 양국에서 사랑받는 추씨 부부는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녹이려는 문 대통령에게 더없이 좋은 민간외교관이자 모범사례였다. 청와대 초청으로 온 두 사람은 헤드테이블에 문 대통령, 김 여사와 나란히 앉았고 대통령 부부와 건배도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 고배를 마셨던 2012년 대선부터 '국민 속으로' 친근한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본래 캐릭터도 소탈하지만, 주변의 치밀한 연출도 한 몫했다. 대통령에 취임하자 이 같은 대통령행사 기획·연출은 국가 공무가 됐다. 연예인이 부쩍 자주 등장하는 게 특징이다. 

가수는 공연, 배우는 손님?= 5월18일 광주민주화항쟁 기념식부터 지난 19일 평창올림픽 홍보까지, 문 대통령의 주요 공개일정 가운데 연예인이 참석한 행사는 적어도 18차례다. 중국 행사가 사실상 한 묶음이라고 봐도 16차례에 이른다. 

특히 현충일, 경찰의 날, 소방의 날 기념식 등 딱딱하게 느껴지는 공식 기념식을 배우나 가수와 함께 한 게 눈에 띈다. 치매국가책임제와 같은 정책을 알리는 현장일정에도 연예인이 등장했다. 국민과 직접 접하는 외부 공개일정인 경우 연예인 참석으로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국민과 공감대를 넓힌다는 의미도 담았다.
【천안=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충남 천안시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제55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배우 정우성, 한지민을 명예소방관에 위촉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지민(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정우성, 조종묵 소방청장. 2017.11.0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명예경찰관으로 위촉된 배우 마동석, 이하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마동석, 이하늬, 이철성 경찰청장. 2017.10.20. photo1006@newsis.com

또다른 고려 요소는 행사에 어울리는 인물인지, 초청할 명분이 있는지다. 문 대통령 일정중 소방 관련, 소방의날 기념식과 일자리 추경 정책현장 방문(용산소방서)이 있었다. 각각 배우 유지태(소방관역 영화 출연), 정우성 한지민(명예소방관)이 함께 했다. 

개그맨·코미디언은 주로 사회, 가수는 공연, 배우는 초대손님인 경우가 많다. 개그맨 김미화 김영철 씨는 미국 워싱턴과 독일 베를린 동포간담회를 각각 진행했다. 행사 진행 능력, 언변, 친근한 이미지 등이 장점으로 결합했다.

문 대통령이 유가족을 안아주는 장면으로 반향을 일으킨 5·18 기념식에서 전인권씨가 초청돼 '상록수'를 불렀다. 장사익씨 등 가수들이 현충일 추념식에 추모공연을 했다.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엔 노사연·이무송 부부가 히트곡 '만남'을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 국빈만찬엔 가수 박효신씨가 노래를 불렀다.

이영애, 전도연씨는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미국 대통령 방한시 국빈만찬에 초대손님으로 와 글자 그대로 자리를 빛냈다. 이영애씨는 중앙아시아권 한류스타, 전씨는 칸 여우주연상을 받은 한국의 대표적 배우임을 고려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같은 '선구안'의 배경에는 공연기획자인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의 역할이 적잖은 걸로 알려졌다.

배우 이보영 씨가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 추모시를 낭독하고 있다. 2017.6.6/뉴스1
초대되면 文정부판 화이트리스트?= 택시운전사 관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일정 등 영화 출연배우가 대통령과 함께 작품을 본 건 놀랍지 않다. 전임 대통령들도 했던 일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경우는 유별나다. 

우선 지지율이 아무리 낮아도 70%에 가까울만큼 여전히 인기가 높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배우·가수들에겐 대통령 행사 참석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스타'들에게도 문 대통령이 스타인 측면이 있다.

청와대도 적극적이다. 대통령행사에 스타가동행하면 이를 보는 국민은 아무래도 친근함을 더 느끼게 마련이다. 화제성도 높아진다. 

이 때문인지 연예인이 등장한 문 대통령 행사는 11~12월에 부쩍 잦아졌다. 11월에만 사랑의 열매 전달식(채시라 박수홍),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국빈만찬, 소방의 날 기념식, 트럼프 대통령 국빈만찬이 열렸다. 이달에는 중국서 세차례 공개일정에, 국내일정으로는 평창올림픽 홍보행사가 있었다. 가수 정용화(씨엔블루)는 평창 패럴림픽 홍보대사 자격으로 왔다.

【부산=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를 관람한 후 출연 배우인 공효진과 인사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 본 행사 기간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10.15. photo1006@newsis.com
다만 이런 기획엔 '리스트'라는 리스크가 있다. 역대 정권마다 이른바 블랙리스트(억제·차별 대상), 그에 반하는 화이트리스트(지원·육성 대상)가 있었다. 명시적인 기록이 없는 경우라도 정권마다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을 관리·통제 또는 반대로 육성하려는 유횩을 느꼈다. 이는 번번이 논란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과 문재인정부는 꽤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기류다. 예컨대 동일인을 두 번 이상 중복해서 초대하는 않는 식이다. 박근혜정부 등 이전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을 대선때 공개지지한 일부 연예인들의 활발한 활동이 '폴리테이너'라는 꼬리표로 이어지기도 한다. 연예인 참석이란 기획이 대중들에게 식상해지는 순간도 올 수 있다. 스타와 함께 하는 대통령, 대통령과 함께 하는 스타. 빛나는 장면을 만드는 건 틀림없지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한국을 국빈방문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내외를 위한 국빈만찬이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배우 이영애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17.11.23. amin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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