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회는 지금 '개헌폭탄' 돌리기 중

[the300]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말 종료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활동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개헌특위 연장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맞섰다. 겉으로 보기에는 민주당의 개헌의지가 약하고 한국당의 개헌의지가 강한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면에는 각 정당의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숨어있다. 한국당은 개헌특위를 연장하자고 하면서도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는 할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동시에 실시할 경우 '정권심판론'의 프레임이 '개헌 대 반개헌'으로 희석될 수 있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 뿐아니라 홍준표·안철수 등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의 공통공약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방선거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개헌을 할수 없다"고 발목을 잡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개헌을 졸속으로 하지 말고 통일시대에 대비한 통일헌법을 만들기위해 숙의해야 한다"고 외쳐왔던 표면적 포장지도 뜯어버렸다.

이에 맞서 민주당이 꺼내든 카드가 개헌특위 연장 중단이다. 개헌특위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르는 일정을 전제로 운영하는 건데 특위만 연장하자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논리다. 민주당은 대신 국민·민생·민주개헌을 수행하겠다며 국민참여적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도 압박중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한국당을 설득시키지 않는다면 개헌 국민투표는 불가능하다.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개헌의결정족수''(재적의원의 3분의2 이상)를 충족시킬수가 없다는 점에서다. 결국 양당 모두 개헌이라는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 개헌을 원한다. 국민들은 지난 1987년 개헌이후 6명의 대통령을 경험하며 현행체제의 한계를 경험했다. 박 전 대통령 시대에 이르러서는 87년 체제가 만든 ‘제왕적대통령’의 폐단의 끝을 봤다. 여론조사 결과 전국민의 75.4%(7월, 정세균국회의장실 의뢰, 한국리서치 조사)가 ‘개헌에 찬성한다’고 답한 이유도 그래서다.

촛불혁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혁명’의 끝은 새로운 체제를 탄생시키는 ‘개헌’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촛불혁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문재인정권에서도 되풀이되는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촛불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개헌을 원하는 것이 ‘민의’다. 정치적 셈법에 골몰해 개헌을 못 하겠다는 정치권에 묻고 싶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인가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선거 베이스캠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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