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재외공관, 갑질·군림 말고 국민안전에 집중해야"

[the300]재외공관장 만찬 "발리섬 대응, 좋은 사례..외교부 혁신도 응원"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12.18 19:12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7.12.18.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을 갖고 "재외공관이 갑질하거나 군림하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며 "외교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주재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외교’를 해달라, 공관장 여러분께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삿말에서 "새 정부의 외교를 관통하는 최고의 가치는 ‘국익’과 ‘국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외교가 헤쳐가야 할 난제일수록 국민의 상식, 국민의 지혜에서 답을 구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외교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을 때 우리의 외교역량을 결집할 수 있다. 그럴 때 자주적인 외교 공간이 넓어진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의 정상외교와 다자외교를 통해 우리 국민이 우리 외교의 힘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했다"며 "전세계는 촛불혁명을 일으킨 우리 국민들을 존중했고, 덕분에 저는 어느 자리에서나 대접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눈높이에서 외교의 방향을 정하는 것과 함께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지난달 발리 섬에 고립되었던 수백 명의 우리 국민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외교부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 좋은 사례"라 말했다. 

특히 "해외에 있는 우리 동포와 국민들에게 재외공관은 국가나 마찬가지"라며 "재외공관의 관심은 첫째도, 둘째도 동포들과 재외국민의 안전과 권익에 집중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해외여행객 2000만 시대, 재외동포 740만 시대에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국력이 비슷한 다른 국가, 폭증한 외교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을 가지고 여러분의 사명감과 책임감에 의존해 온 것도 사실"이라며 "고맙고, 한편으로 미안하다. 국력과 국격에 걸맞는 외교 인프라 확충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 각 부처의 협력도 당부했다.

그러나 "그 대신, 공관장 여러분께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우리 외교는 힘이나 돈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지만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는 상대를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동남아 순방을 통해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사람 중심 외교’의 잠재력을 봤다. 대사가 현지어로 노래를 부르고, 현지어로 시를 읊으면서 주재국 국민들과 마음을 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대륙과 해양의 교차점에서 분단된 채 강대국들과 이웃하고 있다"며 "이러한 지정학적 조건은 우리에게 많은 시련과 고통을 줬으나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우리의 지정학적 조건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라는 축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손에, 우리의 외교에 달려 있다"며 "우리의 지정학적 조건을 축복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의 가장 큰 국익"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우방국간의 전통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외교영역을 다변화하는 균형 있는 외교, 주변 4대국과 협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지역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아울러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발로 뛰는 외교부가 돼 달라"며 "국익 중심의 외교는 비단 외교부만의 과제는 아니다.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기존의 외교 프레임에서 벗어나 우리 외교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재외공관장뿐 아니라 국회 외교통일위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간사, 정부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산업부 통일부 국방부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도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주도한 ‘공감의 혁신’ 로드맵과 이행방안을 응원하겠다고 말하고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홍보 노력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공관장들에게 '평창 패키지'를 선물했다. 마스코트 인형, 평창 홍차, 평창 올림픽 배지 등이다. 영빈관 초청인 만큼 참석자들에게 대통령손목시계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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