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치와 행정

[the300]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요즘 정치권에서 유독 많이 회자되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이 가져온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거세게 불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거부할 수 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치권의 발 빠른 노력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법·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여야를 넘어 형성되고 있으며, 국회 곳곳에는 각 상임위별로 관련 정책토론회 포스터가 붙어있다.

그렇다면 과연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치와 행정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민의를 대표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국회의원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고민일 수밖에 없다. 

정치와 행정은 시민의 삶을 대변하는 중요한 사회적 통로며 수단이다. 그렇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치와 행정은 응당 국민들이 열망하는 시대정신에 부응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바로 자유로운 소통과 자발적 참여로 집결된 힘을 보여줬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유권자들의 촛불정신이라 할 수 있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혁신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지평을 열어낸 이 촛불정신에 대한 화답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행정부와 입법부는 이제 한걸음 물러나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고 요구하는 촛불시민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서 주요한 행위자는 실제로 정책을 집행하고, 직접 법을 개정할 수 있는 행정부와 입법부였다.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직접 민주주의가 확대됐다고는 하지만 결국 정책과 법을 발굴하고 공급하는 주체는 대게 생산자였고,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소비자적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각종 공약이 담긴 후보자들의 선거공보물을 보고 한 후보를 선택하는 일이 유권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의사표현이었다. 그렇지만 촛불시민은 과거와 달리 더 이상 소비자로만 머물지 않으며 생산자로 직접 행동하고자 한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1번가'가 일으킨 흥행과 '광화문 1번가'에 쏟아진 15만 여건의 의견은 이 같은 유권자의 욕구가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은 생산자로서의 유권자와 소통하는 문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여론조사와 언론보도만으로는 국회의원으로서 민심을 파악하고,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답을 찾기 어려워졌다. 국민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욕구(Want)뿐만 아니라, 내재된 욕구인 니즈(Needs)까지 읽어낼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이미 광주와 강원도를 비롯해 몇몇 광역지자체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발족해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1000만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 플랫폼 구축 등 4차 산업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정치와 행정의 변화가 부디 촛불정신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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