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결시해리' 전략, 사드보복 해제 첫발..숙제는

[the300]3박4일 중국방문 성과와 한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국빈만찬장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옥으로 만든 바둑알과 바둑판을 선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7.12.16/뉴스1

'결시해리(決習解李)- 시진핑과 결단하고, 리커창과 푼다'.

문재인 대통령의 3박4일 방중은 사드 보복 피해를 입은 기업과 경제분야가 회복하는 출발점을 만들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문 대통령은 중국 국가수반인 시진핑 주석과는 신뢰를 바탕으로 큰 틀의 회복방향을, 경제정책을 관장하는 '2인자' 리 총리와는 구체적 해결 분야를 모색했다. 문 대통령이 중국서 자주 사용한 4자성어식으로 '결시해리'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리커창 총리와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제'를 요청했다. 리 총리는 "양국 경제 부처 간 채널이 재가동될 것"이라고 답했고, 관광산업 정상화도 시사했다.

앞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14일)에서 그 단서를 보였다. 정상회담 언론발표문에 따르면 대략 8개 분야의 논의 가운데 실질적 교류 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게 눈에 띈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개시를 선언하게 된 것도 환영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기업들의 활동을 옥죄는 상황과는 모순되는 결정이다. '해빙'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16일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 문제를 방중의 타깃으로 봤다. 재계의 요구 등 각종 정보도 그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연내 방중해야 한다는 목표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구조'에 주목했다. 중국 최고권력자는 시 주석이지만 그에게 사드보복을 풀어달라는 직접 요구는 어울리지 않았다. 첫째 경제는 리 총리가 총괄했다. 둘째 중국은 사드 보복 역시 정부가 개입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결시해리' 전략은 여기서 출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총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12.15/뉴스1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까지 시 주석과 세 번, 리 총리와 두 번 회담하며 두 사람 모두와 신뢰관계를 쌓았다. 국내 경제계는 역대 최대 동행단(경제사절단)으로 뒷받침했다. 그 결과 대규모 MOU(양해각서) 체결과 양국 기업간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사드 피해 기업에 대한 회복과 이를 독려해줄 것을 중국에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경제·무역 관련 부처별 소통 채널을 재가동한다. 에너지·보건 등 MOU 후속조치도 속도를 낸다. 롯데 등 중국내 사업이 사드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유·무형의 제한을 점차 벗어날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리 총리는 "동계올림픽 기간 중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하고 관광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관광산업 정상화 가능성 역시 언급했다.

이런 시 주석과 리 총리의 뜻을 읽었기 때문일까.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도 16일 문 대통령에게 "충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남은 숙제는 어제의 성과가 아니라 내일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정상간 약속이 구체적 변화로 이어지려면 이행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3개월이 중요할 것"이라 말했다. 평창올림픽 전후 기간을 염두에 둔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사드 보복해제뿐 아니라 북한문제 해결에도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이 평창올림픽 계기로 방한하면 다시한번 한·중 정상이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

여전히 '사드' 갈등이 '완전봉인' 상태가 아니란 점도 불씨다. 문 대통령을 만난 중국 지도부는 사드문제를 현재상태에서 수면 아래 두는 걸 인정하면서도 완전한 해결을 선언하진 않았다. 리 총리는 "한·중 관계가 발전하면 한국 기업은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혜택'에 조건을 붙인 셈이다. 중국 입장에서 사드가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실익을 얻어낼 카드인 점도 냉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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