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내삶을 바꾸는 개헌-개헌 컨퍼런스

[the300]종합

머니투데이the300 '내삶을 바꾸는 개헌' 컨퍼런스 성료



헌법개정(개헌) 시점을 약 6개월 앞두고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를 포함한 정치권의 개헌 논의를 총정리하는 머니투데이 더(the)300 '내 삶을 바꾸는 개헌' 컨퍼런스가 5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머니투데이 더300이 이주영 개헌특위 위원장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공동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원혜영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 이정현 의원(무소속)이 참석했다.

주제발표는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13·15·16대 국회의원)과 이헌환 아주대 교수가 맡았다. 이 전 장관은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여야의 이견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기 위해 개헌 작업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개헌을 통해 과거의 질서와 가치, 이념과 다른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선명하게 드러내야 하며 이를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이현출 건국대 교수가 진행을 맡아 임지봉 서강대 교수, 장영수 고려대 교수, 김종철 연세대 교수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서는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개헌 논의에 대한 지적과 함께 향후 개헌 과정에서 직접민주주의의 영역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를 놓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정 의장은 축사를 통해 "개헌특위 내에 소위가 만들어져 조만간 구체적인 조문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고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폭넓게 수렴하고 각계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며 "국가 최고 규범인 헌법을 새롭게 정비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 설계도를 그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원혜영 정개특위 위원장은 "지난 30년간 개헌을 위해 이런 계기와 환경이 조성된 적은 없었다"며 "이 상황에서 개헌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는 우리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헌이 끌고 선거 개혁이 같이 따라나가야 하는데 개헌이 동력을 잃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개헌 그늘, 국회책임" "이대로는 필패"…쓴소리 쏟아졌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 ‘87 헌법’이 탄생했다. 이처럼 2017년 '촛불혁명'의 결과는 새로운 체제의 탄생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가동중인 것도 이런 민의를 반영해서다.

그러나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이주영 국회 개헌특위 위원장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5일 공동주최한 '내 삶을 바꾸는 개헌 컨퍼런스'에선 "이대로는 개헌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가 과연 개헌의지가 있냐"는 우려에서다. 국민을 위한 개헌이 되기 위해선 정치적 이해타산을 배제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방식이 돼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반면 직접민주주의는 포퓰리즘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돼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개헌의 앞날에 어두운 음영이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며 "가장 큰 원인은 국회"라고 지적했다. 현재 개헌특위 내에서 권력구조(정부형태)를 두고 '4년중임의 대통령중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이원정부제' 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을 두고서다.

이 전 장관은 "국회의원들이 과연 개헌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말로는 개헌을 하겠다고 하지만 조금만 다른 상황이 오면 중단한다. 개헌은 독립변수가 아니라 정치상황의 종속변수라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장관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개헌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제 3의 완충적 지대를 만들어 문제를 풀자"며 개헌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만약 헌법개정 공론화위를 구성한다면 앞으로 숙의민주주의를 통해서 대의민주주의가 보완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론화위가 (개헌)특위에서 받아들여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론화위가 다룰 의제로 △권력구조(정부형태) △사회적 기본권의 확충 범위 △지방 입법·재정권 등의 확대 범위 등을 제시했다. 합의가 어려울 경우 "권력구조 하나만이라도 공론화위를 통해 합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두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촛불집회가 일어났을 때 헌법에 탄핵 제도가 없었다면 지금도 촛불이 지속되고 있을 것"이라며 "제도와 현실 사이에 헌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와 현실 사이의 모순이 있을 때 바꿔나갈 수 있도록 헌법이 변화의 가능성을 담을 수 있어야지 하나로 고착화되면 다시금 헌법을 바꾸기 위한 큰 혁명적 변화를 초래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헌법을 만들 때 최대한 개방성을 가지면서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원칙을 헌법전문에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개헌 공론화위 설치 제안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일부 국회의원이 정치적 이해타산에 맞춰 개헌을 하고 있다"며 "이런식으로 개헌 작업을 진행하면 필패"라고 이 전 장관의 주장에 동의했다.

임 교수는 국회 개헌특위가 '조문화 작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아직 조문화 작업이 들어갈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부터라도 공론화위를 구성하거나 다른 방식을 찾아 직접민주주의 강화-지방분권 등 여러 쟁점에 대해 국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87년 개헌 당시 여야8인의 정치대표가 참석해 자기들끼리 밀실에서 개헌안을 만들었기 때문에 6월항쟁은 성공한 혁명이 아니라고 볼수 있다"라며 "'촛불'이 성공한 혁명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주도하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을 주권자라고 누구나 얘기하지만 국민이 실제로 헌법을 제정·개정한 사례가 범세계적으로 얼마나 있냐"면서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 선출자가 국민의 의사를 대변해 국가 사무를 처리하듯 개헌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국민들의 정치적 지식과 정보가 확대되고 대의제에 대한 불신도 커지는 가운데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문제는 포퓰리즘의 위험성도 커질수 있다는 점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것이 자칫 잘못 이용되면 자기의 지지계층을 동원해 '국민소환제' 등으로 이전투구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는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며 "양면을 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 진행을 맡은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우리 국민들도 기본적으로 대의제 부정하지 않는다"며 “정치권이 구심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게 우리 정치의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론화위 등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가 개헌에 담기는 걸 국회가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국회의 정치적 합의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 주도 개헌은 드물다고 했는데 그것이야말로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할 과정이고 새롭게 점검해나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촛불혁명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그 정신 위해서라도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국민참여 개헌이 이뤄져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정치개혁이 큰 그림이고 개헌은 정치개혁을 위한 수단"이라며 "헌법은 그대로 두면서도 하위시스템 변화를 통해 변화를 달성할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현행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국회와의 협조와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지 시스템인 '87년 헌법' 자체가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근본적으로 선거제도·정치관계법·정당제도·집시관계법 등 국민들의 정치활동 통해서 대의제를 견제할 수 있는 견제적 민주주의 요소가 상당부분 부족해 대의기관만의 권력분립은 실제 권력을 분립하는데 충분치 못했다고 본다"며 "국민견제권이 잘 발동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사 주관 개헌 컨퍼런스는 처음" "개헌 동력 돼 달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가 여야 대립 속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학계와 시민사회 등 사회 각계의 개헌 요구는 뜨거웠다. 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이주영 개헌특위 위원장실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공동 주최해 열린 '내 삶을 바꾸는 개헌' 컨퍼런스에서는 '개헌을 국민으로 만들기 위한' 토론자들의 제안이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원혜영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개헌의 최전선에 선 인사들이 참석한 만큼 개헌 전문가와 국회 관계자들은 강추위의 날씨와 예산안 등 빠듯한 정치 일정에도 컨퍼런스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100여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축사를 진행한 정 의장은 "오늘 발표와 토론을 맡아주신 각계 전문가 여러분의 지혜가 모여 10차 개헌의 큰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는 "그간의 개헌 논의를 점검해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힘 실어야 할 주제가 있다면 발굴해 개헌을 내실화하자는 취지의 컨퍼런스"라며 "개헌이 국민의 품으로 다가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정계나 학계가 아닌 언론계에서 개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는데 주목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언론사가 주최하는 개헌 토론회는 처음이라 놀랐다"며 "언론계가 이런 행사를 개최한 데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원혜영 정개특위 위원장도 "머니투데이 the300을 비롯한 언론과 학계에서 이렇게 계속 관심을 갖고 채찍질해줘서 감사하다"며 "개헌의 계기를 살려서 정치권이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도 "그간 개헌에 대한 사회적 컨센서스 형성에 앞장서 와준 머니투데이 the300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예산안 통과 지연에 정당 의원총회 등이 컨퍼런스 일정과 겹치면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실·지자체 관계자들이 행사 자료집을 따로 요청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발제문과 머니투데이the300의 '내 삶을 바꾸는 개헌' 런치리포트 기획이 시리즈로 담긴 자료집으로, 개헌을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 분석·진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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