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조세소위 '비대화'…13명이 밀실협상?

[the300]환노위 16명에 버금가는 규모, 졸속심사 원흉 지적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추경호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세소위는 이날 종교인 과세 2년 유예를 목적으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심의한다. 2017.1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예산안을 놓고 줄다리기 중인 여야가 지도부 간 협상을 시작했다. 예산안의 뼈대인 세법을 심사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도 막바지다. 조세소위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쟁점안 대부분을 지도부 협상 테이블로 넘겼다. 조세소위가 헛도는 이유는 소위가 소(小)위가 아닌 비대화 현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현재 조세소위 소속 의원은 13명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전체 인원 16명에 버금가는 규모다. 빠르게 달려야할 차에 13명이 올라타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조세소위 인원은 10명이었다. 올해는 3명 더 늘었다.

조세소위가 상임위원회 급으로 커진데는 탈당 변수가 있었다. 올해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바른정당으로 소속을 옮겼다. 이때 당적을 바꾼 조세소위 의원들이 그대로 남으면서 소위 전체 파이가 커졌다.

조세소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원들의 인식도 한가지 이유다. 조세소위가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세입 예산안을 다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소위 인기가 많아졌다.

일각에선 전문적이고 효율적인(빠른) 법안심사를 위해 마련된 소위의 존재 목적이 흔들린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위는 이른바 '밀실협상'을 통해 여야 합의를 빠르게 도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3명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한 정부 관계자는 "소위는 전문성있고 심도 있는 논의로 조문을 수정하고 정치적인 타협을 벌이는 과정"이라며 "하지만 요즘엔 조세소위가 열려도 대부분 안건을 보류시키거나 재논의하자는 결론만 내리고 실질적인 협상은 각당 지도부에 떠넘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한데 비쟁점법안에 대한 논의도 없다"며 "지도부 간 협상에서 묶여서 졸속심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법안이나 예산안을 예비심사하는 소위 위원들의 권한은 막강하다. 국회 법안 처리 성과가 소위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조세소위 소속 한 의원은 "소위 위원 수가 너무 많다보니 오전 회의 때 발언권이 한차례도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같은 쟁점을 놓고도 여러 의원이 같은 얘기를 반복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도 이 같은 문제를 알고 있지만 해결 방안이 없다. 국회법상 소위 인원 관련 규정이 없어서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전문성과 효율성이 중요한 소위 특성상 소위 인원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조세소위 규모를 소수로 제한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들어 효율적인 회의를 위해 각 당에서 2명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식이다. 한 국책연구원 박사는 "소위는 말 그대로 소수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의석 수를 기준으로 하든지, 각 당별 참석 의원 수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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