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예산안 운명의 날, 여야 협상 시나리오

[the300][429조 예산, '협상'에 달렸다]②'뼈 지키고 살 내주는' 협상전략

#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2일)을 4일 앞둔 29일 오후 1시28분. 더불어민주당이 출입기자들에게 긴급문자를 보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날 오후 2시 호남 KTX 공동정책협의회를 연다는 내용이었다. 회의 후 양당은 "호남선KTX 2단계 사업의 무안공항 경유안에 합의한다"고 발표했다. 내년도 관련 예산 편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예산안을 두고 대립하던 여야가 협상 끝 처음으로 끌어낸 성과다. 본격 협상의 서막이다. 예산안 처리를 위해선 다음달 2일까진 결론을 내야한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경제·복지·일자리(노동) 등 분야별 예상 가능한 협상 시나리오를 짰다. 여야 모두 아쉽더라도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다.

 

◇시나리오1. 경제 분야 : 최저임금 원안사수 與,…뼈지키고 살내줬다 = (예상)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원내 교섭단체 3당과 정부가 법인세·소득세 인상 등 내용이 담긴 2018년도 예산안 협상을 12월2일 타결했다. 정부와 여당은 문재인 정부 핵심정책의 뼈대인 ‘핀셋 증세’와 최저임금 지원안 등을 지켰다. 야당은 대폭 줄었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의 상당폭을 되살렸다. ‘실리’를 챙긴 셈이다. 남북협력기금 증액도 막았다. 아울러 향후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실속법안' 처리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소득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경제가 성장한다는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은 이 이론의 시발점이자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을 위한 내년도 일자리안정자금 예산으로 2조9707억원을 편성했다. 돈을 쓰려면 지갑이 두둑해야 한다. 예산안과 세수조달이 맞물린 이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소득세 인상안은 묶여서 가야 한다"며 "정부 경제정책의 뼈대라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큰 틀에선 증세안에 공감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지원안에 대해선 갸우뚱한다. 여당이 최저임금 원안을 사수하려면 그만큼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여당은 삭감했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다시 증액하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 '호남홀대론'과 '영남홀대론'이 나올만큼 '섭섭한 티'를 내는 야당을 달래기 위해서다. 야당 의원들은 지역구 민심 회복이란 성과를 얻는다. 남북협력기금 예산 1200억원은 여당이 충분히 양보할만한 카드. 29일 새벽 또 다시 북한 미사일 도발이 발생한만큼 명분도 충분하다.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도 야권에 제시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청와대가 국정기조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도 예산안을 관철시킬 카드를 고심중인만큼 ‘혁신 성장’의 의미만 부여되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나리오2. 복지분야 : 아동수당 등 일부감액…與, 정책골격 유지·野 명분 확보 = (예상)아동수당·기초연금·건강보험 등 '3대 복지예산'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여당은 야당 의견을 수용해 일부 예산을 감액했지만 정책 골격은 지켜냈다. 정부는 아동수당 신설에 약 1조1000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1050억원 감액키로 야당과 합의했다. 지급 범위를 기존의 ‘직전 소득’에서 ‘소득 상위 90%까지’로 축소했다. 기초연금 지급 시기는 기존 4월에서 7월로 미뤄 약 1000억원을 감액했다. '문재인 케어' 예산은 기존 4500억원에서 1500억원 감액된 3000억원만 우선 편성했다. 모자란 부분은 적립금을 활용키로 했다.

 

복지 부문 예산안 최대 쟁점은 △약 1조1000억원이 편성된 아동수당 △만 65세 이상 노인 대상 기초연금 예산 약 9조8200억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부지원예산 4500억원 등이다. 해당 사안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2+2+2회담(교섭단체 3당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참석)'에서 다루는 핵심 의제다.

 

문 대통령은 아동수당을 공약에 넣었다. 여당이 이 예산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야당은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한다. 하지만 모순이 있다.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모두 아동수당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지급대상 연령(△민주당 0~5세 △한국당 6~11세 미만 △국민의당 0~11세)과 소득 구별 여부 등이 다를 뿐이다. 여야는 아동수당 신설 자체는 합의하고 지급범위와 금액 등을 절충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 인상도 마찬가지다. 한국당도 무조건 반대할 순 없다. 자신들 핵심 지지층인 노인계층이 대상인 정책이다. 한국당은 기초연금 인상 시기를 내년 4월에서 7월로 조정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 안은 여당이 수용하기 어렵지 않다. '문재인 케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예산이 가장 예측하기 어렵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모두 보장성 강화에 공감하지만, 재원 마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나리오3. 일자리(노동) 분야 : '공무원 증원' 1만500명…원안 대비 70% = (예상)여야가 내년에 공무원 1만500명을 증원키로 합의했다. 정부 원안 1만5125명의 70% 수준이다. 해당 예산 대폭 삭감을 요구하던 야당은 원안 대비 1/3를 줄이는 성과를 얻었다.

 

공무원 증원 예산 관련 여야간 입장차는 가장 크다. 그렇다고 야당 입장에서 경찰 공무원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현장 공무원 중심 증원책을 반대할 명분이 충분치 않다. 정부·여당은 당초 정부안이 민생에 꼭 필요한 최소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야당이 현장 공무원이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무실에서 일하더라도 현장과 직접 관계 있는 인력들"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채용 예산 중 대부분은 인건비다. 이 예산 삭감을 위해서는 공무원 증원 규모 자체를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처리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선례다. 당시 정부는 중앙직 공무원 4000명 증가를 요청했다. 여야는 원안의 64% 수준인 2575명으로 합의했다. 예결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공무원 증원 규모가 소폭 줄어들 수는 있어도 야당에서도 궁극적으로 정부여당의 취지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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