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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차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임이자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근로시간 단축' 결론을 내지 못했다. 1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문제를 넘어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 특례업종 축소 등의 문제가 맞물리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환노위는 28일 국회에서 고용노동소위원회(소위)를 열고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관련 법 19개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의를 진행했다. 여야는 한 목소리로 이날 회의를 '고통스러운 논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소위는 오후 3시30분쯤 여야 간 격한 감정이 오간 끝에 파행했다. 오전부터 어떤 안건을 먼저 논의할 지를 다투는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으로만 채워졌다. 의원들에 따르면 이날 안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특례업종 축소 △건설노동자 관련 법안 등 3개였다.
◇"자유한국당이 비협조"VS"더불어민주당 이견 때문" 날선 '남 탓'=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소위가 파행된 뒤 기자들을 만나 "한국당이 아무런 의사일정 합의를 안 하고 있다"면서 "의사일정에 한국당 의견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해서 파투내니 상당히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당이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중복할증)을 (통상임금의) 1.5배로 하는 것 등 (자신들의 주장이) 전제돼야 나머지 특례업종 축소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소위 산회 후 기자들에게 "지난 23일 소위에서 한국당이 큰 양보를 했는데 왜 그거를 무산시켰냐고 (한국당이) 시비를 걸었다"며 "(추후 논의 일정은) 안 잡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로시간 단축과 중복할증 문제는 일정상 정기국회 내 처리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내년에 있을 중복할증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기다린 뒤 후속 입법을 가야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여당 간사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도 기자들에게 "(협의를 위해) 계속 노력해봐야 한다"며 연내 처리 가능성에 대해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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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소속 야3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근로시간 단축법 논의 파행의 책임이 여당에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장석춘 자유한국당,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 임이자 소위원장, 신보라 자유한국당, 하태경 바른정당,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뉴스1 |
소위원장인 임 의원을 비롯한 소위 소속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야3당) 의원들은 소위 산회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근로시간 단축 합의 파행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성명을 냈다.
임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여당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에 대한 고려 없이 한쪽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참으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같은 당 신보라 의원도 "여야 의견을 조율해 도출한 간사 간 합의안이 일부 여당 의원의 반대로 무산돼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삼화 의원은 "올해 2월부터 간사들과 정말 많은 논의를 이어왔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 업계 분들을 설득하면서 3당 간사 간 합의안을 도출했는데 무산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깽판을 놓은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대타협을 통한 입법이 아닌 행정해석을 폐기하는 방법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된 간사단의 잠정합의안, 도대체 뭐길래=환노위 여야 간사들은 지난 23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소위 합의를 시도했다.
잠정 합의안에는 △1주일은 7일로 명시 △근로시간 단축 단계적 도입 △휴일근로 가산수당 8시간 이내 50%, 이후 100% △근로시간 특례제도 유지하되, 특례업종 축소(노선버스업 제외)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예기간에 대해선 300인 이상인 기업은 2018년 7월1일부터, 50인 이상~300인 미만 기업은 2020년 1월1일부터, 5인 이상~50인 미만 기업은 2020년 7월1일부터 나눠 시행키로 정했다.
하지만 현행처럼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하는 중복할증 문제가 합의의 발목을 잡았다. 당초 여당은 휴일근로수당에 연장근로수당을 합쳐 통상임금의 2배를 주는 안을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의 이용득, 강병원 의원과 정의당의 이정미 의원이 중복할증에 반대하면서 소위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현행처럼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하는 중복할증 문제가 합의의 발목을 잡았다. 당초 여당은 휴일근로수당에 연장근로수당을 합쳐 통상임금의 2배를 주는 안을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의 이용득, 강병원 의원과 정의당의 이정미 의원이 중복할증에 반대하면서 소위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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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양대노총 지도부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노동시간 연장, 휴일-연장 중복수당 폐지. 노동시간 특례업종 유지 근로기준법 개악 중단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노동계 역시 잠정합의안에 강력히 반발했다. 소위의 재논의를 앞둔 28일 오전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은 이정미 의원과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악안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논의가 진행됐는데 중복할증 문제에 대해 터무니없는 안을 가져왔다"며 "중복할증을 법대로 200%로 지정하면 노동자들이 더 많은 소득을 위해 일요일에도 일한다는 근거를 들었다. 노동자들이 무슨 일만 하는 기계냐"고 일갈했다.
◇"아직 쫑난 건 아니다" 여지 남긴 여야=여야 의원들은 소위 파행 후 서로를 규탄하면서도 상대의 입장이 선회될 경우 협상을 다시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강 의원은 "한국당에서 의사일정 순서를 바꿔 논의하자고 하면 응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제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소위는 여러 의견의 논의를 거쳐 이견일 좁히고 합의점을 만들면 의결해 본회의로 올리는 것"이라며 "합의가 안 될 경우 이견대로 다음 논의에 맡기고 넘어가면 된다"고 했다.
임 의원도 규탄 기자회견 후 "(민주당의) 입장 변화가 있다면 합의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 역시 "논의가 아직 쫑난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과정을 보면 민주당이 제안한 걸 우리(야3당)가 수용한 걸 민주당이 다시 깬 것"이라며 "내일이라도 민주당이 돌아오면 (근로시간 단축을)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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