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짜 전쟁'…1500명 변호사 양성소, 로스쿨이 문제?

[the300][런치리포트-'사짜의 전쟁']③로스쿨 도입으로 예고된 갈등

해당 기사는 2017-11-2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대한변호사협회 회원들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세무사법 개정안 저지 전국 변호사 궐기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궐기대회를 통해 국회가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 취득을 불허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에 반발, 법안폐기를 요구했다. 2017.11.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무사법처럼 변호사들의 권한을 둘러싼 갈등은 2009년 로스쿨 도입 때부터 예고된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변호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변호사들은 세무사나 변리사, 관세사, 공인중개업 등 법률 직역 서비스에 뛰어들었고 기존 법조 인접 직역 종사자와의 '무한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변호사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같은 갈등은 다른 법률 직역 업종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 등록된 변호사는 2만2318명이다. 지난 2008년 1만 명에서 출발해 8년 새 2배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3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스쿨과 변호사 시험을 통해 매년 1500명 이상의 법조인이 양성되면서다. 2012년 변호사시험 실시 후 매년 변호사 신규 등록 수는 2000명가량으로 이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사건 수 증가세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변호사 1인당 사건 수임률은 급격하게 줄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의 1인당 월평균 수임률은 2013년 2건에서 2016년 약 1.7건을 기록했다. 여기에 대형 로펌들을 중심으로 사건수임을 독점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까지 가중되고 있다. 일부 변호사들은 "생존권을 위협받을 지경"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에는 매년 1500명의 신규 변호사를 유입시키는 변호사시험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법률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변호사들은 세무사나 변리사, 관세사 등 법률 직역 서비스에 눈을 돌리게 됐다. 우리나라 변호사시험의 경우 이를 취득할 시 노무사나 세무사 등의 자격도 함께 취득한다. 이 때문에 별도의 자격증 취득 없이 세무사, 변리사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세무사 등 법률 직역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1시험 1자격증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반발하지만 변호사 측은 "다양한 분야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스쿨의 취지에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반박한다. 로스쿨 자체가 세무, 특허, 의료 등 직역별 전문 변호사를 배출하고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변호사의 다양한 서비스 진출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세무사와 변호사가 경쟁하는 것이 직역 서비스의 품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갈등은 다른 인접 직역에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 취득 요건을 강화하는 변리사법 개정안 시행령이 공개되면서 변리사와 변호사의 갈등이 수면위로 부상한 바 있다. 올해에는 변호사만 할 수 있는 특허침해소송을 변리사도 대리하도록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계류 상태다. 노무사, 공인중개사 등을 두고 변호사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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