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골은폐는 공무원 적폐" 공직기강 잡는 與

[the300]24일 농해수위에서 해당 공무원 사법처리 추진 "아직도 이런 공무원 있는 게 놀랍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 4.16가족 협의회를 비롯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해 은폐 규탄 및 사회적 참사 특별법 수정안'에 대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의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을 ‘공무원 적폐’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각 부처에 이번 사건 처리 과정과 관련자 처벌 등의 내용을 수시로 전파하는 등 공직 기강을 잡을 방침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24일 열리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해수부에 유골 은폐 당사자로 지목된 공무원에 대한 사법 처리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세월호 미수습자의 유골로 추정되는 뼛조각이 발견됐음에도 이를 숨겨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며 ”해수부는 이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중 문책해야 할 것"이고 말했다.

농해수위 소속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해수부 현장수습본부의 미통보가 고의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것인지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며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런 공무원이 있다는 게 놀랍다. 공직사회 전반을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청와대가 지난달 발표한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7시간 진실’ 등 조작 사건에 견주고 있다. 장관만 바뀌었지, 실무 공무원들은 아직도 박근혜정부때 일하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공무원이 뼛조각 발견을 사실대로 보고하면, 세월호 2기 특별조사위원회 출범과 재조사 등 관련 이슈에서 본인이 자유롭지 못하는 탓에 은폐했을 거란게 민주당의 생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정책 결정이 국민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 알 수 있는 사건”이라며 “공직사회 개혁의 길은 아직 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여당의 이런 움직임을 야당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선제조치로 해석한다. 자유한국당은 벌써 이번 사건을 문재인정부의 '무능'으로 규정하고 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며 ”국가의 도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비판하더니 국가의 도리를 떠나 인간의 도리도 다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에 할 말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야당의 이런 공세를 예상했다. 문 대통령이 언론의 사건 보도 직후 곧바로 입장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미수습자 수습은 유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염원인데 이렇게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유가족과 국민들께 한점 의혹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관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번 은폐 의혹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자칫 관료 전반이 적폐 세력으로 몰릴 수 있어서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따라 일을 했을 뿐인데, 정권이 바뀌면 자신들이 적폐로 몰리는 게 억울하다는 표정도 읽힌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사실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따라 일을 하는 똑같은 국민”이라며 “법을 어긴 공무원들은 무조건 처벌을 받는 건 맞지만, 모든 공무원들이 마치 잠재적 범죄자나 공범자로 취급당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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