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김종대 의원은 진짜 이국종 교수를 저격했나

[the300]17일 첫글서 이 교수 두둔하며 국가기관·언론 비판…이후 언론보도로 이국종vs김종대 프레임 고착화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이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내 아주홀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지역으로 귀순하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고 헬기로 긴급 후송된 북한 병사의 회복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의사 입장에서 봤을 때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말이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은 22일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열린 2차 브리핑에서 이 같이 토로했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병사의 기생충 감염, 분변 등을 공개했단 이유로 '인권침해'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적극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김종대 정의당 의원을 향한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에 이어 이날까지 두 차례에 거쳐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병사의 '인격 테러'를 거론,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비판이 당초 이 센터장을 겨냥했는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


김 의원은 17일 올린 첫 글에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다.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돼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썼다.


김 의원은 이 센터장을 겨냥하지 않았다. 도리어 이 센터장을 두둔하며 정부와 언론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글에서 "15일 기자회견에서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의사는 '나는 오직 환자를 살리는 사람이다'며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정략적인 외부 시선에 대해 절규하듯이 저항했다. 기자회견 역시 의사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과 병원 측의 압박에 의한 것임을 실토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기자회견이 "환자를 살리는 목적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으로 관리됐다"며 "그에게(이국종 의사) 기자회견이 끝나고 또 찾아가 괴롭히던 기자들은 다음날 몸 안의 기생충에 대해 대서특필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여기서 보호받아야 할 존엄의 경계가 허무하게 무너졌다. 의료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부정됐다"고 지적했다.


이 글의 전문을 읽어보면, 김 의원이 '인격테러'를 가했다고 지적하고자 하는 대상은 이 기자회견을 기획한 정부와, 이 센터장을 통해 과도한 취재경쟁을 하며 북한 병사의 의료정보를 공개한 언론임을 알 수 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 /사진=뉴스1
김 의원의 이 글은 당시 거의 보도되지 않고 넘어갔다. 이후에 언론이 이 센터장이 '인격 테러범'으로 몰렸다며 이 센터장의 심경 인터뷰를 단독보도하고, 이를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김 의원의 첫 글의 전문을 보지 않고 후속 기사만 본 독자들로서는 김 의원을 탓할 수밖에 없었고, 당초 글의 의도와 달리 김 의원과 이 센터장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날(22일) 다시 글을 올려 의료법 위반에 대한 문제를 재차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셨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교수님께서는 수술실에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어와 멋대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도록 방치하셨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이러한 지적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개인마다 다르다는 의견이 많다. 김 의원의 주장을 떠나 그의 과격한 표현방식이 부적절했단 지적도 분명 일리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확실한 것은 김 의원은 두 글에서 일관되게 의료인으로서 이 센터장의 헌신과 수고에 경의를 표하고 있으며, 북한 병사 개인의 인권 침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


첫 번째 글은 정부(합참)와 언론을 겨냥한 것이며, 두 번째 글은 이 센터장을 겨냥하고 있으나, 정부의 압박을 실행에 옮긴 도의적인 책임을 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의견에 대한 찬반을 떠나 '귀순한 북한 병사 몸의 정보가 생사 여부를 넘은 영역까지 공개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에 해당하는지'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논란이 색깔논쟁으로 흐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현재 일각에선 진보당 출신의 김 의원이 북한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꺼리고 있단 말까지 나온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보수 언론의 프레임에 걸려들었다"며 "김 의원이 17일에 올린 글을 보면 이 교수를 비난한 대목은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다. 김 의원이 비판한 대상은 마땅히 보호돼야 할 환자의 의료정보 공개를 압박한 군 당국의 처사와 이를 대서특필하며 '관음증'을 유도한 언론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을 준수해야 할 합참이 이 교수를 통해 자극적이고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보를 공개토록 했다"며 "김 의원은 이 점을 지적한 것이고, 이는 국회의원의 본분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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