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文정부 인사가 남긴 것

[the300]①5대 원칙, 이상과 현실 사이 ②청문회·검증문화 개선 필요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7.11.21. amin2@newsis.co

문재인정부 1기 내각이 역대 최장기간이 걸렸다는 기록을 남기고 21일 일단락됐다. 인사 5대 원칙의 현실성부터 인사청문회 무용론까지 문재인정부 인사는 숱한 숙제를 남겼다. 

5대 원칙+이상과 현실 사이= 인사 논란은 문 대통령과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집권후 실제 인사 작업에 들어가자 5대 원칙(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위배시 인사에 배제한다는 약속이 이상적인 것임이 드러났다. 인수위원회 기간이 없다는 특수성, 유력 후보자들의 청문회 기피 현상이 겹쳤다. 청와대와 국정기획자문위는 "인수위가 있었다면 인사 원칙에 대한 세부 기준 작업을 하고 그에 따른 인사 준비도 진행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으로 5대 원칙을 유지하더라도 세부방안 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주민등록 위장전입은 그 의도를 따지고, 논문표절은 국내에 표절기준이 명확히 정립된 시기를 기준 삼아 논문 작성 시기를 점검하는 식이다. 물론 이 작업도 국민 여론이 동의하는 수준이라야 실제 적용 가능하다. 이를 포함해 인사 추천, 인사 자문 등 시스템을 정립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문 대통령이 구상한 인사 청사진이 현실 제도와 충돌한 지점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당초 '성공한 벤처인'으로 방향을 잡고 수십명을 리스트에 올려 의사를 타진했다. 일부가 장관직에 관심도 보였지만 사업체가 장관 업무와 직결되는 탓에 주식백지신탁 제도가 최대 걸림돌이었다. 하나같이 평생 일군 기업의 경영·소유권을 흔들 수 있는 백지신탁만큼은 동의하지 못했다. 벤처인이면서 교수인 박성진 전 후보자(포스텍 교수)로, 다시 정치인인 홍종학 장관으로 컨셉트를 바꿔야 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7.11.21. amin2@newsis.com

신상털기인가 참고용인가, 청문회 무용론= 정부도 국회도 '인사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도덕성'에 매몰되는 검증 초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논란이 될 인물을 최대한 걸러내는 사전검증 강화가 수반돼야 한다. 

이와 관련 국회 인사청문회의 역할과 존재 의의는 해묵은 논란이다. 현재 국회 인사청문회는 지나치게 정치적인 절차가 됐다. 업무 능력보다는 장관의 자질과 신상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청문회를 채운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과 야당은 현격한 인식차를 보여줬다. 청와대는 일종의 참고용 아니냐는 인식으로 야당의 반발을 샀다.

물론 국무총리 등 국회 표결이 필요한 자리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도 임명 가능한 장관(국무위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의 무게감은 다르다. 하지만 여야는 집권당과 야당 자리를 맞바꾸는 수 년간 청문제도의 발전적 개선보다는 쳇바퀴만 도는 공방을 벌여 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이명박·박근혜정부 인사의 청문회에서 보고서채택에 응하지 않거나 부적격 의견을 병기하자고 맞섰다. 거꾸로 한나라당-새누리당은 여당 시절 일부 장관의 흠결에도 전문성과 능력을 보자며 옹호했다가 야당이 되자 청문대상자의 '도덕성'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여야 모두 국정의 큰 틀에서 장관직 수행에 최적임자를 검증하기보다는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의 위치에서 각자 정치적 역할만 충실했다. 이른바 '내로남불'이다.

청문회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정부를 이끌 인재들이 입각을 거부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여야를 넘어 모두의 손해다. 인사 검증에 도덕성과 업무 자질을 분리해서 보자는 요구도 이미 나와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 시스템 전반에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5명중 4명 기한 뒤 곧장 임명= 한편 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국회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했다. 강경화·김상조·이효성·홍종학 네 사람은 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 바로 다음날 임명했다. 김상조 위원장(6월13일)의 경우 하루뒤(6월14일) 김부겸 김영춘 도종환 장관후보자 청문회가 동시다발로 잡혔음에도 임명을 미루지 않았다. 

문 대통령 스타일을 보여주는 사례다. 야당과 관계 등을 의식해 정치적 고려를 하면서도, 그때마다 장관 임명 강행이라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70%를 넘나드는 압도적인 지지율이 바탕이 됐다. 송영무 장관만 며칠 말미를 달라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시한 사흘 뒤까지 기다린 뒤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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