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랭킹]"장 지지겠다" "할복하겠다"…보수가 죽는 법

[the300]최근 보수권서 잦은 '목숨' 카드…文대통령도 "한강에 빠져야"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20일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여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그는 지난 17일 "사실이라면 동대구역에서 할복자살하겠다"며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해 결백을 주장했다. 거짓과 허풍이 난무하는 정치권에서 목숨을 거는 표현은 궁지에 몰린 인물들이 종종 마지막 카드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보수진영이 목숨을 건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보수 정치인들의 호기로운(?) 목숨 담보 주장을 살펴봤다.

①이완구 "돈 받았으면 목숨 내놓겠다"(2015년 4월 14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해명하면서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 측이 '비타500 박스'에 돈을 담아 선거사무소에서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이어지면서 파문은 더욱 커졌다. 이 전 총리는 결국 발언 6일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이 전 총리는 1심 유죄, 항소심 무죄를 선고 받았고, 현재 대법원 상고 절차를 밟고 있다.

김진태 "새누리호는 난파직전이다. 난 그냥 여기서 죽겠다"(2016년 11월4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4일 당이 친박계와 비박계로 나눠 갈등하자 "청와대가 좌익들에게 점령당할 수도 있다"며 "여기서 죽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박계를 겨냥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대통령 나가라, 당 대표 나가라 하지 않고 배와 함께 가라앉겠다"고 비꼬았다. 해당 발언 후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지난 9일 김 의원은 바른정당 복당파를 향해 "당원들이 피눈물로 당을 지켜왔는데 침을 뱉고 떠난 자들의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정현 "탄핵되면 내 손에 뜨거운 장을 지지겠다" (2016년 11월 30일)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국면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전 대표는 "(야당이)당장 지금 그것(탄핵)을 이끌어내서 관철을 시킨다면 제가 장을 지지겠다"고 말했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 전 대표는 조건이 탄핵이 아니라 대통령 즉각사퇴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장 지지겠다' 발언 당시 "야당이 실천도 못할 탄핵하자는 말을 함부로 한다"고 말해 해명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12월 8일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후에도 8일간 대표직을 유지했고 그 달 16일 사퇴했다.

정광용 "탄핵인용시 개별 행동만 남는다…살 만큼 살았다"(2017년 3월 5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이면서 2017년 창당한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정광용 씨는 박사모 홈페이지를 통해 "탄핵이 인용되면 각자 개별행동만 남는다"며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살 만큼 살았다"고 말했다. 해당 글에 회원들은 "피의 혈전을 일으키자"며 동조했다. 3월 10일 결국 탄핵이 인용됐고 반대 집회에서 3명의 시민은 사고로 사망했다. 정 씨는 이달 초 폭력시위 선동 혐의의 재판에서 "폭행시위 주최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와 용서를 구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 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1일로 예정돼있다.

정미홍 "탄핵 인용되면 제가 먼저 목숨을 내놓겠다"(2017년 3월 8일)
박사모에서 정광용 씨만큼 활약했던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도 목숨 담보 발언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제가 먼저 목숨을 내놓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논란이 되자 그는 "불의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걸 강력하게 천명한 것"이라며 "누구 좋으라고 죽겠느냐"고 말을 바꿨다. 그는 탄핵 인용 뒤에도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고,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갑질 졸부" "살이나 빼라"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⑥홍준표 "선거 못 이기면 강물에 뛰어들겠다" "유죄판결시 자살하겠다"(2017년 3~4월)
홍 후보는 목숨 담보 발언을 자주 했다. 지난 3월 18일에는 성완종 리스트 관련 "0.1%라도 유죄가 나오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대선후보이던 4월에는 익사 공언을 5번이나 했다. SNS에 "보수우파가 지면 한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고 한 것을 시작으로 영남에서는 "낙동강에 빠져 죽자",  "형산강에 뛰어 들어가야 한다", "금호강에 뛰어 들어가자"고 했고 제주도에서는 "제주 앞 바다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홍 후보는 대선에서 최종 24.0%의 득표율로 안철수 후보(21.4%)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번외편: 문재인 대통령 "대선에서 못 이기면 제가 제일 먼저 한강에 빠져야"(2016년 10월 10일)
보수는 아니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 필승을 각오로 죽음을 담보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지금 우리 당 대권주자 지지도 합계가 여권 대권주자 지지율 합계보다 월등히 높다"며 "대선에서 못 이기면 제가 제일 먼저 한강에 빠져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추미애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60%가 정권교체를 해달라 한다. 이런데도 지면 다 같이 한강에 빠져야지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자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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