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소위의 힘…野 파상공세에 줄줄이 '감액'

[the300]여소야대 국면서 야당 감액 요구 관철 양상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특별위원회 소위회의실에서 백재현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3당 간사 및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산안 등에 대한 조정소위원회 첫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옛 계수조정소위인 예산안등조정소위(예산소위)의 칼날이 매섭다. 대부분 상임위원회에서 증액돼 넘어온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줄줄이 삭감 조정되고 있다. 여소야대 구조가 소위에도 그대로 반영돼 정부는 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예산 일부를 잃고 있다.

15일 이틀째 회의를 진행한 예산소위는 전날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에 이어 국토교통부의 일부 예산을 삭감했다. 각 상임위 예비심사에서는 비교적 큰 폭으로 증액됐지만 예산소위 의원들의 현미경 심사를 넘어서지 못하고 일부 예산이 다시 깎인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토교통부의 해외인프라시장개척 지원사업 예산이 7억9000만원 삭감됐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건설업체의 수주를 지원하는 사업인데 야당 의원들은 국민 세금이 기업에 직접적으로 지원되는 것은 공공적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며 예산 삭감을 주장했고, 소위 차원에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또 산업단지개발 지원사업도 여당 의원들의 원안 유지 옹호에도 불구하고 산단 난립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에 일부 예산이 삭감됐으며 건축안전사업 예산은 연례적으로 이월·불용액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전년도 수준의 예산으로 감축됐다.

차수를 변경해 이날 새벽 1시까지 진행된 전날 첫 소위 회의에서는 문재인정부 들어 부로 승격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예산이 야당 의원들로부터 '칼질'을 당했다.

첫 회의인 만큼 여야 의원들의 기싸움으로 시작됐다.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정부와 여당은 양극화가 심화된 우리 경제에 소득과 일자리를 늘리는 성장 방안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야당과 함께 잘 협의해 우리 경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발전할 수 있게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제1야당 간사인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예산안은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린다는데 정작 얼마가 필요할지 대책이 없다"며 "나라 재정을 파탄내고 국민에게 엄청난 세금을 부담시킬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예산 조정에 들어가서는 양보 없는 혈전이 벌어졌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개발 관련 사업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차산업 기반구축 예산 1억2000만원과 녹색생활프로그램 활성화 예산 3억5500만원 등은 논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안을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한 차례 파행을 겪었다. 창업사업화 지원 예산 263억원과 관련해 야당은 전액 삭감을, 여당은 원안 유지를 고수하면서 갈등했다. 급기야 여야 간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회의는 50분 정도 파행했다. 의원들은 "이런 심사는 처음"이라면서 서로를 비난했다. 

여야는 협의 끝에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사업화 지원 예산을 84억원 삭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후 한국당의 김도읍, 김광림 의원과 국민의당의 황주홍 의원 중심으로 야당 의원들은 중소벤처기업부를 몰아쳤다. 최수규 차관이 중소벤처기업부 감액 의견에 대해 "정부 원안대로 의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논의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은 대거 삭감됐다. 감액된 예산은 △구매조건부 기술개발 사업 50억원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 39억원 △글로벌시장개척전문기업(GMD) 사업 36억원 △소상공인성장지원(소규모 점포 조직화 등) 사업 38억원 등이다. 

한편, 예산소위는 오는 30일까지 각 상임위 심사와 의결을 거쳐 올라온 예산안에 대해 감액심사를 한 뒤 증액 여부를 논의한다. 예산소위는 총 15명으로 백재현 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은 6명이며 자유한국당 6명, 국민의당 2명, 바른정당 1명 등 여소야대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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