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중관계 해빙-'신 번영축' 선언에 경제 훈풍(종합)

[the300][文대통령 아시아 순방]중국발 봄바람, 현대차·LG 등 영향 예상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에 개최된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 특별연설자로 참석해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11.14/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7박8일 동남아시아 순방으로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아세안 거대시장 개척 가능성을 열었다. 북핵해법에 대한 국제적 지지도 재확인했다. 특히 다음달 중국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한중관계 냉각으로 그간 어려움을 겪은 기업계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순방을 정리하고 후속과제를 점검한다.

지난 8일 출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필리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 정상회의를 잇따라 소화했다.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등 중국 12인자와 연쇄 회담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번 순방의 두 가지 목표는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 아세안에 대한 신남방정책 추진이었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는 "봄이 온다"며 단계적인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아세안에는 '2020년까지 2000억 달러 수준의 교역'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미·중·일·러 수준의 협력관계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음달 있을 방중이 양국관계 발전에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아세안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천명했고 거기에 대한 아세안 각국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성과는 역시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다. 박근혜정부 때 끊겼던 '신뢰의 끈'을 회복하는 실마리를 잡았다. 문 대통령은 한·중관계 악화의 시발점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완전 해결된 게 아니지만 언론에서 표현하듯 봉인된 것"이라며 "다음 방중에는 사드가 문제 안될 것"이라 말했다.

리 총리와 회담 결과는 더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이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제외정책, 미세먼지 협의, 한국산 제품 반덤핑 수입 규제 등 세부적인 의제를 갑자기 거론했음에도 화해 무드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다음달 방중에서 해당 의제들은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와 LG화학 등 주요기업들과 관광·서비스 업계가 중국발 '봄바람'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에 대해 '교량국가의 균형외교'라는 전략을 선보였다. 숨은 키워드는 경제다. 문 대통령은 균형외교 개념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하고 함께 공동 번영해 나가는 관계로 매개하는 역할을 한국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동북아 정세의 키워드를 핵무기와 같은 '안보'에서, 환동해 및 환서해공동체와 같은 '경제'로 전환시키는 게 전략적 목표다. 러시아에도 연해주 지역 개발을 골자로 한 신북방정책을 제시했다. 

물론 균형외교는 대북정책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동북아의 한미일 북중러 대립구도를 완화해 북핵을 해결하겠다는 균형외교의 초석을 놓은 셈이다. 
 
신남방정책을 통해 외교지평을 주변 4강에서 아세안까지 넓히는 시도 역시 경제적 의미가 크다. G2에 대한 지나친 외교·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이다. 아세안과 교역액 목표로 제시한 2000억 달러가, 중국과의 교역량(2100억 달러) 수준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의 FTA(자유무역협정) 개정요구, 중국의 사드 보복을 통해 경제적으로 강대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의 한계를 인식하고 마련한 출구다.

신남방정책은 인도까지 포괄한다. 문 대통령은 내년 인도 방문을 고려한다. 인도까지 연결된다면 러시아의 연해주에서부터 아세안·인도를 아우르는 이른바 '제이(J)커브' 모양의 축이 완성된다. 문 대통령은 이걸 한국의 '신 번영축'으로 보고 여기에 교량 즉 가교가 되겠단 구상이다. 열쇠는 '소프트파워'다. 중국·일본의 물량공세와 차별화한 문화 및 인적 네트워크 구성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에 대한 1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펀드 구축을 약속했다. 아세안 10개국을 임기중 모두 방문하겠다고 했다. "인프라, 금융, 서비스, 방위산업, 스마트시티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에 대해 협력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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