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vs성평등…정부·법률서도 혼재돼서 사용되는 두 용어

[the300][런치리포트]②여가부 "성평등·양성평등 엄밀 구별 못해"…법률도 두 개념 혼용

해당 기사는 2017-11-1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양성평등주간 기념식 슬로건에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 용어가 사용됐다. /사진=뉴스1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해 들어서다. 양성평등이 제3의 성(性)이나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를 포괄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대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정작 관련 법률이나 정책에서도 두 용어에 대한 명확한 구분 없이 사용하면서, 개헌에 앞서 개념에 대한 단어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성 정책 공약에서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후보 시절 국회에서 열린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생명권, 안전권, 성평등권을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법 36조 1항에 명시된 '양성의 평등'이란 용어 대신 '성평등' 용어를 앞세운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국무총리 산하 양성평등위원회도 성평등위원회로 이름을 변경하겠다고 약속했다. 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직속기구로 격상시키면서 기구이름에서도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14일 현재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성평등위 출범 준비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정부 차원의 위원회 설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에 맞춰 정부 부처도 일상적인 정책용어에서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을 사용하는 모습이다. 여가부는 지난 7월 초 양성평등주간 슬로건을 '함께하는 성평등,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정했다. 법명인 양성평등주간은 수정하지 못했지만 슬로건에서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을 사용한 것이다. 

다만 여가부 측은 두 용어 사용에 대해 엄밀한 구분을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여가부 당국자는 "여성가족부는 유엔과 OECD 등 국제기구가 사용하고 있는 성평등(gender equality)개념을 지향하고 있다"면서도 "꼭 양성평등을 사용한다, 성평등을 사용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당국자도 "법에서도 두 용어를 혼용해서 쓰고 있는 만큼, 정부정책용어도 상황에 따라서 혼용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관행적으로 사용해 온 용어에서는 성평등과 양성평등을 엄밀히 구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행 양성평등기본법은 두 가지 단어를 혼용해 사용되고 있다. 제3의성을 포함한 성평등 개념이 없는 양성평등기본법임에도 3장 15조 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정·개정을 추진하는 법령과 성평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획 및 사업 등이 성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하여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국가성평등지표'나 '지역성평등지표' 같은 합성어에서도 큰 고민 없이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의 양성평등 용어의 성평등 교체가 일반 국민 법이해와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개헌특위 관계자는 "성평등으로의 개헌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르는 국민들도 다수"라며 "양성평등과 성평등 용어가 갖는 의미에 대한 국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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