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넥타이 색 바꾼 한·중 회담, 7월과 어떻게 달랐나

[the300]시진핑 "장강의 물결"·文대통령 "매화는 추위 이겨" 관계회복 시도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11.12 12:09

【다낭(베트남)=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1일 오후(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1.11. amin2@newsis.com

【베를린(독일)=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07.06. photo@newsis.com

'75분 대 43분'.

시간은 짧았지만 분위기는 개선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6일 독일 회담 후 4개월만인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마주앉았다. 7월 사드 갈등이 첨예했고 이번엔 관계회복 첫단추를 끼운 뒤다. 그래선지 팽팽한 긴장감까지 돌았던 4개월 전에 비하면 이번엔 회담시간은 짧았지만 성과는 더 많았다.

7월 독일 베를린 회담은 양국 사드 갈등이 첨예하던 때다. 당시 40분 회담을 예정했다 75분가량 진행했다. 시 주석은 사드 관련 "중국인들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팽팽한 긴장이 느껴졌다. 이날 베트남 다낭 회담은 예정된 30분보다 늘어 43분 걸렸다. 시간은 짧았지만 조건은 이번이 더 나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개월 전에 비해 아주 굉장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두 정상의 패션도 이런 변화를 드러낸 듯 했다. 7월 문 대통령은 붉은 색, 시 주석은 파란 넥타이를 맸다. 이번엔 두 정상 모두 붉은 넥타이로 호흡했다. 시 주석 것은 푸른 무늬가 들어갔지만 붉은 기운이 강했다. 문 대통령은 두 차례 모두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을 일관되게 선택했다.

단 7월 회담이 없었다면 이날 회담도 불가능했다. 두 정상은 당시 관계를 회복시키자고 원칙적으로 공감, 이에 따라 양측 고위급 접촉을 시작했다. 외교안보 라인이 분주히 접촉한 끝에 지난달 31일 관계회복 협의결과에 이르렀다. 두 정상은 문 대통령이 연내 중국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다시 만나기로 했다. 7월 회담이 한중 관계회복에 마중물이 됐고 이날 징검다리를 놓은 셈이다.

두 차례 모두 중국 고사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한중 관계에 대해 '매경한고' 즉 매화가 추위를 이겨낸다는 구절을 인용했다. 중국 시경 속 '매경한고 발청향(梅經寒苦發淸香), 매화는 추위를 이겨낸 뒤 맑은 향기를 발한다는 대목이다.

앞서 7월엔 시진핑 주석이 중국 고사를 인용했다. 시 주석은 당시 "문 대통령께선 중국 국민에게 낯설지 않다. 자서전에서 장강후랑추전랑,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을 인용했다"며 "문 대통령께서 큰 정치적 소신을 밝혀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운명'(2011)에서 이 구절을 인용, "장강의 뒷물결이 노무현과 참여정부라는 앞물결을 도도히 밀어내야 한다"고 썼는데 시 주석은 이걸 주목한 것이다.

세번째 한·중 정상회담은 다음달 중국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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