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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소관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헌정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이금로 법무부 차관, 황찬현 감사원장, 김소영 법원행정처장, 김외숙 법제처장. /사진=뉴시스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금로 법무부 차관은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 소지는 없었다"면서도 "무리한 수사는 없었다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변 검사의 자녀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검찰이 거주지 압수수색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 부분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며 "윤 지검장도 인권을 존중하는 수사를 하겠다고 하니 믿어보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그래도 관련 수사는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며 "일부 비판이 있어서 사건이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사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변 검사의 투신은 윤 검사의 '복수'로 인한 것이라며 국정원 댓글 수사 지휘권을 윤 검사가 가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금 국정원 댓글 사건 은폐 수사팀은 윤 지검장 등 이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이라며 "그 팀이 수사 방해 행위를 했다는 검사들을 수사하게 되면 사적 복수를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적폐청산을 하는 데 있어서 진정한 적폐 청산도 있지만 정치 보복 사건도 많다"며 "검사들이 정치 보복에 이용 당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소속의 권선동 법사위원장도 "윤 지검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 당사자라 이 의혹 사건을 수사 안된다"며 "피해자가 수사하는 꼴이니 손 떼야 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안했다는데 변 검사 소환 전에 그의 피의 사실이 다 드러난 것 자체가 전형적인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여당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수사 방해를 방해 받은 검사들이 다시 수사하는 것은 안 맞는 것 같다"며 "사건 재배당을 깊이 고려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 간사는 "윤 지검장 등 수사팀이 공정했을 것이라고 보지만 외부에서 서울중앙지검이 당사자라는 시각이 있다"며 "법무부나 대검찰청이 수사 지휘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도 "지금이라도 특임 검사를 임명한다든지 객관적으로 수사해야 검찰 내부 동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지검장 수사팀이 당시 댓글 수사 담당이었고 (수사팀에) 댓글 수사 방해를 당한 당사자들도 있어서 수사에 공정성을 기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검사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그러나 국정원 댓글 수사 자체는 계속돼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석 의원은 "이런 비극이 여기서 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실 반드시 밝혀야 한다. 배후 세력을 찾아내는 것이 수사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법무부와 대법원, 헌법재판소, 감사원, 법제처 등의 내년도 예산안도 상정됐다. 소년범 재범 예방을 위한 위탁 기관인 '청소년 회복센터' 예산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증액을 검토하겠다는 약속이 이뤄졌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청소년 회복센터를 지원하기 위해 법원 예산이 2017년도 예산안에 7억5000만원쯤 잡혔지만 실제 집행된 돈은 12억8500만원이었다"며 "매년 적자 상황인데 내년도 예산안에도 7억5000만원이 잡혔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 요구는 13억원이었는데 정부(예산안 작성 과정)에서 반영이 안됐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이에 "국회에서 증액이 가능한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