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트럼프와 '건배' 후 시진핑 손잡으러 동남아행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한 일정을 마친 날 7박8일 간의 동남아 순방에 나섰다. 튼튼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직후 시진핑 국가주석 및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중국과의 본격적인 관계개선을 가시화할지가 포인트다.

문 대통령은 8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공항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향했다. 오는 15일까지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필리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 참석 등의 일정을 차례로 소화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동남아시아 지역 지도자들과의 연속적인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한미동맹 든든..대중국 관계개선?= 무엇보다 중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에 이목이 모아진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시진핑 주석, 필리핀에서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양국이 한·중관계 회복을 협의한 직후 마련된 정상회담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양국관계가 반전될 수 있는 모멘텀으로 기대받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갖는 영향력, G2(미국·중국)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한·중관계 회복은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이기도 하다.

양국은 사드 문제의 경우 정상회담급에서 의제로 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정삼회담의 의제는 북핵문제 및 경제협력 부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비교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협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면 연내 문 대통령의 중국방문,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등이 구체화될 수 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이 더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지, 혹은 미뤄져온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임할지도 관심사다.

미·중 관계가 나쁘지 않은 점은 호재다. 큰 맥락에서 동북아 내의 협력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공산당 총서기 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에게 전화를 거는 등 '협력 무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제재와 관련해 "시 주석도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역시 안정적인 한·미 관계 속에 홀가분하게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됐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포괄적인 대중관계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관계 개선에 동의한다"며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취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다시는 군사적 옵션을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말도 이끌어내 동북아 대립구도 심화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문재인식 다자외교 구체화= 동남아시아에 대한 외교지평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자외교'를 지론으로 갖고 있는 문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의미에 무게를 둬 왔다. 취임 후에는 한반도가 동남아시아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듯한 모습의 '거꾸로 세계지도'를 각 부처에 권장하기도 했다. 이번 동남아시아 순방 중에는 '신남방정책' 구상을 구체적으로 피력하며 이 지역과의 협력증진을 도모할 예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에서 약 11건의 MOU(양해각서) 체결 등 경제성과 도출도 관측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휴가 중에도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는 등 신경썼다. 인도네시아가 한국 최대의 방산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2차 잠수함 사업 추진 시에도 한국이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바란다"고 인도네시아 측에 당부했다.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 잠수함 등 방산협력과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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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트럼프와 '건배' 후 시진핑 손잡으러 동남아행

[the300]7박8일 동남아순방 시작…中과 회담, 신남방정책, 경제적 성과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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