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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핵심 공약인 임기 내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과 관련해 5년 동안 투입될 재원 전망을 놓고 다시 격돌했다. 야당 예결위원들이 정부 재원 추계 자료가 공개되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중단하겠다고 하면서 예결위는 한 때 정회했다.

◇공무원 증원 재정 소요 두고 예결위 난항=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내년에 공무원 1만2000명을 증원하겠다는데 정부가 달랑 2년치만 적시해서 자료를 냈다"며 "공무원 증원에 대한 기초 자료 없이 어떻게 심사하냐"며 오전 중 정회를 요구했다.

그는 이어 "지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때 2575명 증원의 인건비와 사회보험료, 연금 부담금 등 5년치 추계를 냈다"며 "같은 산술 방식에서 추계를 못한다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한국당 지적에 힘을 실었다. 황주홍 국민의당 간사는 "자료 제출 문제를 늘 정부가 지연하고 회피하려 하며 요구를 가급적 최소치로 해석하려고 한다"며 "김 간사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만명 증원 재원 계획과 관련 정부는 30년 이상 장기 전망에 대한 리스크 때문에 애로 사항이 있다"며 "연금 20년 추계와 10년 정도의 인건비 추계를 낼 수 있다고 해서 저희도 따져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놓은 장기 전망을 두고 기재부가 별도로 전망을 하려면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원래 2020년도에 내기로 한 장기재정전망을 내년에 내놓을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장도 "특활비 개정 필요"=지출 증빙 의무가 없어 '눈먼 돈'으로 일컬어지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도 도마에 올랐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히 정부부처에 편성된 특수활동비 중 국정원과 연계된 예산을 문제 삼았다. 그는 "국정원이 특수활동비에서 경찰로 예산을 배분하는 구조 때문에 '국정원이 경찰청을 갖고 논다'는 나쁜 발상이 나온다"며 "경찰이 기재부에서 직접 예산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은 "(국가정보원법) 법령 개정을 통해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국정원 예산 규모를 밝히는 게 적절하지 않지만 '국정원 투명화'라는 가치는 중요하다"며 "국회서도 국정원법 개정을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도 개혁TF를 운영 중이지만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며 "내부 개혁에 임하는 분들이 국정원 특수성인 비밀 불가피성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野 '정치 보복' 지적에…이낙연 "文대통령, '미래'로 화두 전환하길"=이날 회의에서 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정부가 보수정권을 겨냥한 정치보복에 국정 동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의 내년 신년사 무렵부턴 미래가 주된 화두로 전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적폐 청산이 누적된 정책·관행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넓혀 본다면 언제까지 (할 지) 시간을 못박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에 임명된 낙하산 공공기관장에 대해 자발적 퇴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임기제라면 임기가 존중되는 것이 원칙일 것"이라면서도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로 임명된 기관장을 어떻게 구별할 지 문제는 만약 그런 사람이라면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종학, 세금 탈루 혐의 있다고 보기 어려워"=야당은 이날 이른바 '세대간 쪼개기 증여' 의혹을 받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문제도 지적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현재까지 언론 보도만으로는 구체적인 (세금) 탈루 혐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이후 한·중 간 긴장 고조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보상과 다른 방법으로 돕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 간 교류가 불편해졌을 때 기업 손해를 정부가 모두 채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