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국정원 특활비 매년 60억씩 늘려 절반은 다시 상납

[the300][박근혜정부 '눈먼 돈' 특수활동비-②]2013~2016년 사이 190억 가량 증액…증가폭도 커져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는 박근혜정부 당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평균 60억원꼴로 증액 편성됐다. 특활비 사용과 관련한 논란이 여러 차례 일면서 전반적으로 특활비를 감축하거나 증가폭이 둔화된 것과 달리 국정원 특활비는 매년 증가폭도 커졌다. 지금까지 수사로 드러난 결과 이처럼 매년 늘어난 국정원 특활비는 그 절반 정도가 청와대에 상납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첫해인 2013년 4671억8000만원이던 국정원 특활비는 2014년 4712억원으로 40억원 늘었다. 2015년엔 70억원이 늘어 4800억원에 육박했다. 2016년에는 증가폭 커져 80억원 늘어난 4860억원이 편성됐다. 이는 정부 전체 특활비 규모의 5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대통령실의 특별활동비는 취임 2년차인 2014년 9억원을 늘린 후 오히려 감액돼 260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숫자상으로 드러나는 대통령실의 특활비는 늘리지 않아 씀씀이 논란을 피해가는 대신 국정원 특활비를 늘려 이를 뒷돈으로 사용한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가 국정원으로부터 상납받은 특활비 액수는 증액 규모의 절반 가량에 달한다. 현재 검찰은 국정원의 화이트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이 박근혜정부 출범 후 매년 10억원가량의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경선 여론조사에 사용된 비용 5억원도 국정원 특활비로 지급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정원으로부터 매월 500만원씩 받아오는 등 청와대 10개 수석비서관실에 정기적으로 국정원 특활비가 건네졌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기적 상납 금액만 총 70억원에 달하는데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정기적 상납외에도 수억원의 뭉칫돈을 전달받은 정황이 발견되고 있고 지난해 9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급하게 2억원을 요청해 국정원으로부터 이를 조달했다는 진술도 제기되는 등 청와대 상납 금액은 이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결국 국정원 특활비의 증액된 예산을 청와대가 갖다쓰고 이듬해 다시 이 예산을 증액시키는 일을 반복했다는 얘기가 된다. 국정원 특활비는 총액만 정해질 뿐 이를 어디에 썼는지 흔적을 남기지 않아도 된다. 국회 예산 심사는 물론 감사원의 실태 점검도 받지 않는다. 대북 공작이나 대테러 첩보, 기밀수사 등에 사용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사용 내역 공개가 적절치 않고 용처나 규모의 적정성을 따지기도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정원 특활비의 부적절한 사용 논란은 이명박정부 때도 수차례 일어난 바 있다. 2011년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이 2008년 재직시절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5000만원을 처남 명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2013년 11월 국회 정보위원회 국감에서는 국가정보원이 불법 대선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심리전단 소속 여직원 김모씨의 댓글작업에 동원된 '알바(아르바이트)'에게 월 280만원씩 11개월 동안 3080만원을 특수활동비로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가정보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를 발의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예산, 우려했던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며 “더는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 쌈짓돈처럼 가져다 쓰는 일이 없도록 국정원 예산도 기재부의 비밀인가를 얻은 예산전문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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