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2시, 서울 성수동. 사회적 기업 창업인들이 모인 소셜벤처 엑스포에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참석했다. 일자리수석실이 사회적경제 업무를 관장한다. 반 수석은 엑스포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격려했다. 별도로 최혁진 사회적경제비서관은 벤처인들의 현장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에 참석했다.

일자리수석실은 문재인정부 트레이드마크이자 청와대 뉴페이스다. 정부가 바뀌면 청와대 비서실 중 명칭을 바꾸거나 일부 구성을 조정하곤 한다. 문재인 정부도 그랬지만 통째로 새로 만든 건 이곳이 유일하다. 일자리수석은 과거 경제수석이 하던 역할 가운데 일자리 정책에 특화했다. 전 부처를 아우르는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므로 기존 구조에선 힘있는 추진이 어렵다고 봤다. 그 아래 사회적경제비서관은 기존 청와대에 아예 없던 역할을 새로 팠다.

◇범부처 일자리 정책수립 특명= 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운영, 집무실 일자리현황판 설치 등 일자리 챙기기를 1순위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다. 취임일인 5월 10일, 이 공약을 업무지시로 내리고 일자리 전담 청와대 수석 임명 계획도 밝혔다. 일자리수석실은 이렇게 탄생했다.

내부에선 '일수석실'로 부른다. 부르기 편한 걸 넘어 '일이 많은' 수석실, 제1번 수석실이란 뜻도 된다. 실제 문재인정부 청와대는 정책실장 아래 세 수석을 뒀는데 경제수석 앞 최선임이 일자리수석이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수석실에 얼마나 기대를 걸고 있는지 보여준다.

반장식 수석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경제 사회 부처 등 범부처 일자리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신설한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질 개선, 사회적 경제 활성화 관련 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한다"고 말했다.

세 가지 핵심업무별로 소관 비서관이 있고 수석이 총괄한다. 수석은 대통령이 위원장인 일자리위원회 간사도 맡는다. 반 수석은 7월 임명 후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 등과 호흡을 맞춰 '일자리정책 로드맵' 등을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과 협력한다.

일자리기획비서관은 일자리중심 국정운영시스템 구축 업무를 관장한다. 공공·민간을 아우르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모색한다. 청년, 여성 등에 맞춤형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도 다룬다.

고용노동비서관은 고용의 질 개선 사업을 망라한다. 비정규직 남용 방지, 차별없는 일터 조성에다 핫이슈인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산업재해 예방책이 업무다. 당연히 노사관계, 노사정 사회적 대화도 다룬다.

사회적경제비서관은 문재인정부가 처음 설치한 자리다. 금융과 조달(판로) 인력양성 등 사회적경제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정책 마련에 사활을 건다. 사회적경제가 진출할 분야를 늘리는 것도 고민 대상이다. 일자리수석실에 소속된 것도 눈에 띈다. 사회적경제는 '고용'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최 비서관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우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수석실은 뉴페이스를 넘어 드림팀을 꿈꾼다. 문 대통령의 역점사업이 일자리 확대다. 문 대통령은 1호 업무지시는 물론이고 정부명칭도 '일자리정부'로 불러달라며 의욕을 보였다. 그러자면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경제관련 '콘트롤타워'가 많은 건 옥상옥 우려를 낳는다. 일자리 업무가 특정 부처에 국한되지 않으므로 탁월한 정책조정 능력이 필요하다. 

◇에이스와 전국수석, 생협의 아이콘 = 일자리수석실 면면은 화려하다. 여권에선 각 분야 '최고'들이 모였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출신 이호승 일자리기획비서관, 노동정책 전문가인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 사회적경제 현장전문가 최혁진 사회적경제비서관이다.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직업 공무원), 현장파와 연구자까지 고루 섞였다.

이호승 비서관은 '인재'가 모인 기획재정부에서도 일 잘하기로 정평이 난 인물. 행시 32회로 경제정책국장을 거쳐 일자리수석실로 옮기며 1급으로 승진했다. 거시정책은 물론 정책 조정 업무까지 빈틈없다. 아이디어가 많고 소통에도 탁월하다.

황덕순 비서관은 고용과 노동 정책분야 권위자다.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석·박사까지 마쳤다. 청와대 발탁 전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일했다. 대입학력고사 전국수석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1983년에 치른 84년도 학력고사에 인문계 공동수석을 차지했다. 부친을 여의고 어머니가 궂은 일을 해 가며 뒷바라지한 것이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이호승·황덕순 두 비서관은 같은 대학 같은 과 한 학번 차이 동문이다.

최혁진 비서관은 사회적경제의 현장인 생활협동조합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은 가운데 전문가로 발탁됐다. 전국적인 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 경영에 참여했다. 사회적기업진흥원 본부장도 역임, 정책경험을 갖췄다. 원주 토박이다. 서강대 정외과 시절부터 생활협동조합 활동을 시작, 졸업 후 고향에서 협동조합을 활성화하는 데 매진했다. 한편 일자리수석실엔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보좌관 출신 정한모 행정관도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