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이냐 예산안이냐" 고민하는 여당

[the300]더미래모임에 홍종학 후보자 참석, 완주의지 밝혀

정진우 조철희 김평화 기자 | 입력 : 2017.11.02 16:27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7.1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쪼개기 증여'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감쌌던 여당에 변화가 감지된다. 공식적으론 홍 후보자를 두둔하면서 청와대와 함께 지원사격에 나선 모양새지만, 당 일각에선 홍 후보자를 지키려다 최악의 경우 내년도 예산안이 야당안으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홍 후보자는 끝까지 완주할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가 지난 1일 국정감사 뒷풀이 모임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 홍 후보자가 참석했다.

홍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청문회때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우상호 민주당 전 원내대표 등 여러 의원들은 홍 후보자를 격려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홍 후보자가 여러 논란에 휩싸였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의원들은 홍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난관을 잘 헤쳐나가라고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당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홍 후보자를 적극 지지했다. 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홍익표 의원은 “홍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각종 묻지마식 의혹 제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재벌 대기업 중심의 기득권 구조를 유지고자 하는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위기의 한국 경제를 감안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과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적임자가 누구인지 객관적인 역량 검증 과정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당 일각에선 이런 바람막이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 부수법안 처리를 비롯해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과 감사원장 인사 등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할 사안이 산적해서다.

일부 의원들은 예산안을 가장 걱정한다. 국회 표결때 아군 역할을 해야 할 국민의당 마저 홍 후보자를 반대하고 있어서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홍 후보자는 이중인격자다”며 “대한민국의 장관이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들한테는 이렇게 주장을 하면서 아주 그럴듯한 인생을 산 것처럼 해놓고 자기 자신은 정말 속물적인 인생을 살아온 사람 아니냐”며 “양식있는 사람이라면 본인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실제 국민의당이 여당을 돕지 않으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통과는 힘들다. 여야 합의가 안될 경우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12월2일 정부안이 자동 부의된다. 부의는 국회의원들의 표결처리로 이뤄지는 상정과 다르다. 이날 처리가 안 되면 야당에서 주도한 야당안도 안건으로 오를 수 있다, 12월8일 등 추후 정한 본회의에서 정부안과 야당안이 함께 올라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놓고 표결처리가 이뤄지면 여당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여당의원 121명과 국회의장 등 여당쪽 편을 드는 의원을 최대 10명으로 잡아도 131명 밖에 안된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야당안대로 예산안이 처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곧 지명될 감사원장 후보자도 국회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 헌법재판소장과 감사원장은 국회 본회의 과반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당 일각에선 조만간 당내 부정적인 기류를 모아 조만간 청와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당에선 공식적으로 홍 후보자 통과를 위해 대외적으로 지원사격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도 “예산안과 인사 등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당 지도부와 청와대가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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