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성희롱 피해자·가해자 함께 근무"…손말이음센터에 질타 쏟아져

[the300]환노위, 이용득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장애인 통신중계센터' 운영실태에 분노

31일 오전 진행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모습. /사진=뉴시스

"성희롱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직) 같이 일하나?" "그렇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한 의원과 증인 간에 이같은 대화가 오가자 의원석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질문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진흥원) 원장 사이의 대화였다.

환노위는 31일 진행한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 진흥원 산하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통신을 중계하는 센터인 '손말이음센터'(이음센터)의 운영 실태를 질타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음센터에 근무하는 여성 중계사들이 저임금, 고용불안, 직장 내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음센터 노조지회장인 황소라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황씨는 눈물을 흘리며 "중계 과정에서 남성의 성기로 가득찬 성폭력 장면을 봐야했지만 관리자인 센터장은 이후에도 관련 중계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중계실은 성범죄에 노출된 채 쉴 곳이 없어 화장실 변기에서 쉰다"며 "관리자의 성추행, 성희롱도 있고, 노예처럼 일한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서 원장을 향해 "이음센터 중계사들은 자회사 KTCS 소속이라는 이유로 감사 요구도 묵살되고, 간접고용 상태"라며 "실태를 보고도 그럴 수 있느냐"고 일갈했다.

서 원장은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올해 할 수 있는 상황은 해결하고, 구조적 문제는 내년까지 이어서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은 서 원장에게 "자녀가 저런 처지라면 내년까지 제도를 개선하겠나"라며 "또 범죄자가 지금도 센터장이라는데 무슨 조치를 취했냐"고 질타했다.

서 원장은 "센터장 성희롱 문제는 조사와 감사를 진행중이고 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정미 의원은 "혹시 피해자가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아직도 있느냐"고 묻자 서 원장은 "그렇다. 서로 주장이 갈린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들은 홍 위원장은 "기가 막힌다"며 "어떻게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몇 달을 같이 근무하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제가 생기면 원래 격리하게 돼있다"고 분노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도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서 성희롱을 한 당사자가 내가 했다고 인정한 사례가 없다"며 "이견이 갈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환노위 의원들은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연이어 제기했다.

이정미 의원은 "성희롱 가해자는 형사처벌 대상자라면 서 원장은 피해상황을 방치한 2차 가해자"라며 "센터장을 형사고발하라"고 요청했다.

서형수 민주당 의원은 "인사책임자가 도급계약 체결한 KTCS이지만 서 원장 직권으로 (센터장을) 대기발령 내라고 하라"며 "현장 접근 차단을 요청하라"고 말했다.

신보라 의원은 심경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게 "황씨의 상황이 산업재해 승인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심 이사장은 "단정적으로 볼 순 없지만 일반 근로자인 경우 산재 승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황씨 발언으로 볼 때 외상후장애 정신질환의 인정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홍영표 위원장은 "서 원장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본인 포함해 조직에서 꼭 한 번 들으라"며 "센터장 가해자 격리 조치에 대해서도 오늘 저녁에 바로 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해당 문제는 오늘로 끝내지 않고, 추후 여성 노동자들에 대해 불이익이 있거나 노조에 대해 잘못된 일이 있으면 여야 의원들이 현장 방문하겠다"고 예고했다.

서 원장은 "그럴 일 없을 것"이라며 "(말한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관련 상황에 대해 "이런 성추행 문제에 송구스럽고 충격적"이라며 "이음센터 직원들이 트라우마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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