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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회에서 열린 개헌특위 자문단 대토론회

“국회의 헌법개정(개헌)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때 개헌은 불가능하다. 국민 참여에 기초해 ‘국민개헌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개헌 작업을 해야 한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자문위원인 이상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3·15·16대 국회의원, 나라살리는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공동대표)이 개헌 공론화위원회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헌의 아킬레스건 정부형태, 국민개헌 공론화위원회가 대안인가?’ 대토론회에서다.

이 전 장관은 개헌특위 자문위원을 맡으며 국회의 개헌 추진 작업을 돕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개헌 논의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다른 자문위원들과 함께 공론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엔 개헌특위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전 장관은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며 ”국민을 신뢰하는데서 헌법개정(개헌)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잠재적인 판단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유롭고 평등하게 토론하고 안으로 성찰하는 과정에서 개헌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론화가 만들 '숙의 민주주의'(합의적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를 발판으로 '시민민주주의'에 한 발 다가서야 한다는 얘기다.

이 전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개헌특위와 공론화위가 투트랙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개헌은 내년 지방선거로 시점이 정해졌지만, 국회는 개헌논의는 커녕 공전하고 있어서다. 여야와 청와대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기 모호한 상황인 탓이다.

이 전 장관은 "권력구조 합의가 안 되고,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다투고 있기 때문에 합의가 어려워지고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선 전에는 나름 역동성이 있었는데 이제는 역동성도 사라진 상태"라며 "대통령은 개헌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있지만 대통령이 아무리 하겠다고 해도 여야가 모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입장이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4년 중임제를 주장했었는데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장한 내용과 맥락이 같다"며 "분권형 대통령제와 선거구제 개편을 수용하면 (중임제 개헌이) 극적으로 된다고 보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전하는 개헌 논의의 해법을 공론화에서 찾았다. 최근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을 내린 바로 그 공론화위 구조다. 이 전 장관은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를 띄우기 전 부터 개헌은 공론화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개헌이야말로 공론화에 가장 적합한 주제가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공론화위가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공론화의 맥을 짚어주는 역할은 개헌특위가 해야한다는 게 이 전 장관의 생각이다. 그는 "너무 많은 주제를 갖고 가지 말고 특위와 공론화위가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며 "특위가 의제설정을 해주면 공론화위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개헌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다면 대표성 확보를 위해 국민 배심원단을 여론조사 신뢰도 기준인 1000명 정도로 구성해야 한다"며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 분들과도 의견 조율을 했고 토론회에도 초청해 관련 내용을 청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공론화위가 출범한다면 3개월 정도 시간이면 결론을 낼 수 있다"며 "이번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건데 우리는 이미 모든 자료를 준비하고 있으며 곧바로 숙의안을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그 안을 국회가 받지 않을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끝으로 최근 개헌 공론화는 법을 고치는 문제이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있어야한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공론화위는 개헌특위가 개헌안을 의결하기 전 국민 의사를 수렴하는 보조 역할이기 때문에, 위헌이나 위법적 문제가 없다"며 "개헌 공론화위는 대의 민주주의 하에서 국회의 기능을 보완하고 활성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