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농협, 해외부동산 투자손실 전 직원에 수백억원 재투자

[the300]'보수적 투자' 원칙인 상호금융회계 초유 적자사태 유발 장본인

농협중앙회가 큰 투자손실을 입히고 회사를 떠난 전 직원(A씨)이 추진한 사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08년 해외 부동산·자원 개발로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회계 초유 적자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3월 메리츠증권과 HMC증권으로부터 돈의문 3구역 개발 선순위 대출채권을 각각 400억원, 200억원에 인수했다. 게이트타워에이엠씨가 돈의문 개발 사업 시행사를 맡고 있다.

게이트타워에이엠씨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94억원을 기록했다.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352억원이 많다. 태영회계법인은 보고서에서 "회사가 계속해서 운영될 수 있을지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위험성을 제기했다.

A씨는 농협에서 투자역으로 일하던 2008년 캐나다 토론토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인도네시아 발리 오션블로 풀빌라 펀드 부실투자를 감행했다. 그 결과 농협은 200억원 넘는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A씨는 2014년까지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이후 농협 감사위원회가 강도 높은 감사에 착수하자 A씨는 시행사인 게이트타워에이엠씨로 자리를 옮겼다.

김 의원은 농협이 돈의문 3구역 개발사업에 투자한 배경에 A씨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씨가 농협을 떠난 뒤에도 자신이 관여했던 부동산 PF에 투자하도록 농협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돈의문 사업은 2010년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부지매입과 사업시행인가 등에 난항을 겪었다. 복잡한 권리관계가 얽혀있다. 이후 효성이 시공사를, 게이트타워에이엠씨가 시행사를 각각 맡았다.

A씨는 2008년 인도네시아 발리 오션블로 풀빌라 펀드와 캐나다 토론토 PF에 각각 210억원과 20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211억원이 손실로 잡혔다.

농협 측은 2008년 당시 금융위기로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아 A씨에게 따로 책임을 묻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협 상호금융회계는 2008년 당시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 등으로 17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호금융회계는 지역조합의 자금을 모은 것이다. 농민들에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용된다. 상호금융회계에서 적자가 발생했던 때는 지난 1973년 설립 이후 2008년 한 해 뿐이다.

농협 감사위원회는 2014년 11월에서야 A씨를 비롯한 투자역 8명에 책임을 물었다. 캐나다 토론토 PF 대출 210억원을 취급하면서 원금보장형 수익증권 160억원 수익권자로 농협이 표시됐는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A씨 등 직원들이 수익권자를 확인하지 않아 원금을 떼인 것이다.

농협은 돈의문 개발사업에 600억원을 투자한 이후 해외 부동산 투자를 재개했다. 지난 2008년 해외 부동산과 자원에 처음 손을 댔다 투자손실을 입은 농협은 지난해 7월까지 해외 부동산에 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농협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7건에 걸쳐 호주, 미국 등 해외 부동산에 1967억원을 집중 투자했다.

김 의원은 "농협 상호금융회계 초유의 적자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돈기업인 효성과 농협을 잇는 주역으로 또다시 등장했다"며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지역 농협들의 위탁 자금을 운용하면서 부동산 투기에까지 손을 뻗쳤지만 농산물 판로 개척과 같은 경제사업에는 인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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