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서 추어탕 공수… 가을전어는 '돌아오라 민주노총'?

[the300]복분자주=기력회복, 文 대통령-노동계 만찬메뉴 뜻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10.24 10:41
【부산=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영화 미씽:사라진여자를 관람한 후 영화 전공 학생들과 오찬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2017.10.15.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노동계를 청와대로 초청해서 추어탕과 가을전어를 저녁식사로 내놓는다. 건배주는 복분자다. 메뉴뿐 아니라 환담 장소 선정에도 노동계 예우 등 적잖은 의미를 담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부 티타임(사전환담)과 2부 만찬으로 나눠 노동계를 만난다. 만찬 주메뉴는 추어탕. 청계천 인근 무교동에서 80여년 역사를 지닌 '용금옥'의 추어탕을 공수한다. 청와대는 "추어탕은 공동체의 음식이자 상생화합의 음식으로 노동계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보양식으로 먹었다"며 "전태일 열사 등이 치열하게 살았던 곳도 청계천"이라 밝혔다.

가을 전어가 반찬으로 올라온다. 건배주는 전북 고창에서 나는 복분자주다. 일각에선 가을 전어에 대해 노사정위를 나간 민주노총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해석한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수식어가 있기 때문이다. 추어탕, 복분자에는 기력회복이란 뜻도 담았다. 고창 복분자주는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주였다.

문 대통령은 해외정상급 예우를 노동계 대표들에게 하는 파격도 선보인다. 문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에 시작하는 만찬에 앞서 5시30분부터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한국노총·민주노총 지도부와 환담을 나눈다. 이 환담에는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 이름붙은 홍차를 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세계 정상에게 선물하기 위해 제작중인 것으로 오늘 첫 선을 보이는 것"이라 밝혔다. 이 홍차는 평창의 수국과 허브꿀을 섞어 맛을 낸다고 한다. 시중에 판매되기 전이다. 

환담 장소인 본관 접견실은 정상급 외빈을 만날 때 쓰는 곳이다. 청와대는 "노동계를 예우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과거 재계와 만남에도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의 생맥주를 내 대·중소기업 상생 의미를 담고, 각종 식재료와 메뉴에도 상생과 조화 등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메시지에 부합하는 만찬 결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친노동'이란 수식어를 거부하지 않을만큼 노동계를 존중한다는 태도이지만 노동구조개혁 등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의 입장차도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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