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정감사 VS 해외순방

[the300]

"나는 놀러 해외로 나간 것이 아니라 입법에 참고할 정보를 얻으러 세미나에 가서 쉬지도 못하고 공부만 했는데 좀 억울하더라."


지난 7월22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서 몇 주 후, 한 국회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그는 추경안 통과를 위해 열린 본회의에 불참해 일명 '문자 폭탄'을 받았다.

 

추경안 처리 당시 일부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가 부족한 사태가 벌어졌다. 불참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으려 국민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불참 의원 명단을 유포했다. 이에 여당은 우원식 원내대표가 국회 회기 중 소속 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자제시키겠다는 약속을 내놓기도 했다.

 

딱 석 달이 지났다. 요즘 국회는 국회의 책임 중 하나인 국정감사를 진행 중이다. 국회의원들이 국민 대신 국정의 부조리를 찾아내 고치도록 정부에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간이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국감국조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예정된 감사 일정은 아직 일주일 정도 남았다.

 

국감이 남았지만 의원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하다. 의원 외교차 출국하는 의원들이 적잖다. 22일엔 이낙연 국무총리의 그리스·불가리아행에 몇몇 여야 의원들이 동행한다. 오는 23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7명 정도의 한국당 의원들이 따른다.

 

이들이 몸이 두 개가 아닌 만큼 국감장에는 불참하게 된다. 물론 각 상임위에서 이들 한두 명 빠진다고 국감이 중단되지는 않는다. 빠질 수 없는 의원 외교라면 국익을 위해 출동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들에게 최우선 순위가 국민의 더 나은 일상이었다면 일정을 짤 때 국감을 보다 우선 순위로 두지 않았을까.

 

지금은 엄연히 정기국회 회기중이다. 결산과 국감을 끝낸 뒤 정기국회에 돌입하는 게 원칙이지만 국회는 정기 국회때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국회 때 논의해야 할 예산 심사, 세법 개정안 등 법안 논의는 11월 한달 동안 다 끝내야 한다. 공부할 게 많은 와중에 해외에 나갈 시간이 있는지…. 그 의원들의 법안 심사 능력을 한달 뒤 살펴보면 확인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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