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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철 기상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상청 부끄럽지 않습니까? 매년 지적되지 않습니까. 똑같습니다."

기상청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공지진 대응, 기상예보 실용성 등의 문제에 대해 소속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환노위 위원들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상청 등 14개 기관 국감에서 남재철 기상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불러 기상청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지속적으로 제기된 기상청의 낮은 예보정확도를 비롯해 지난달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 발표과정에서의 혼선 등의 문제가 전방위적으로 지적됐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북한에서 6차 핵실험으로 인공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상청과 관계기관들의 모습은 가관이었다"며 "알력, 역할 다툼으로 국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신 의원은 "기상청은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는 관련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며 "안전상황실에서 기상청과 5번 이상 통화하고 나서야 인공지진 자료를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무부처가 왜 이렇게 소극적으로 하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임이자 의원도 "(행안부에)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게 맞느냐"면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유관기관에 왜 자료를 거부했나.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남 청장은 "이번 인공지진을 처리하면서 정말 미흡했던 부분이 많다"며 "확실히 개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기상청 예보관들의 근로 현황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보관들이 휴일, 휴가, 교육 없는 3무(無)로 할 수 있는 생활에 허덕인다"면서 "예보는 수치모델에서 40%, 위성관측 20~30% 얻고 나머지는 예보관의 능력인데 이러면 좋은 예보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예보관의 처우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정의당의 이정미 의원도 "피해규모가 큰 태풍 예측이 중요한데 2013년부터 태풍 예측이 어긋나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 태풍센터엔 6명이 일을 하고 있다. 일상업무도 벅찬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남 청장은 "(예보관) 근무스케줄을 여유있게 해서 육아와 휴식, 주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예보관 성과 평가에 대한 인센티브도 고려하겠다. 또 지원계획을 수립해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환노위 위원들은 과거 환노위에서 기상청의 낮은 예보 적중률, 법 이행 미비 등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를 반복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기상청의 강수유무 적중률이 50% 이하에 머문 것에 대해 "2008년 기상청이 도입한 영국 기상청의 수치예보 모델이 정확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보통 사람도 이 정도 예측할 것이다. 기상청이 복마전(나쁜 일이 끊임없이 행해지는 악의 근거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질타했다.

홍영표 환노위원장도 "많은 의원들이 계속 지적하는 문제"라며 "지난 10년을 냉정히 평가하고 국민에 사과하라. 부끄럽지 않느냐"며 반성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남 청장은 "(예보를 위한) 후속사업이 정상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개발 마무리 단계이고 시험 운용 중인데 앞으로 지속 개발해 세계 최고급 모델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