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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
국정원은 검찰에 적폐청산 TF 조사자료를 추가로 제공하는 한편 민간인 사찰 건과 관련해서는 추명호 전 국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국정원 개혁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0년 3월 국정원 심리전단은 '자유주의 진보연합'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취소 요구서한을 노벨위원회 위원장에게 발송한다'는 계획을 원세훈 전 원장 등 지휘부에 친전 형태로 보고했다.
이후 이들은 자유주의 진보연합 대표 명의로 "김대중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취소돼야 한다"는 제목의 서한을 게이르 룬데스타트 노벨위원회 위원장에게 직접 발송했다. TF는 이 과정에서 서한의 영문 번역 및 발송비 250만원과 책자구입비 50만원 등 총 300만원을 국정원 예산으로 집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간인·공무원 사찰과 관련해서는 추 전 국장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감찰 상황과 최순실 부정인사청탁 의혹과 관련한 동향을 파악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 전 국장 등은 지난해 7월 우 전 수석 감찰을 착수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동향을 수집해 이를 우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 보고 내용에는 이 전 감찰관의 야당의원 친분관계 등 개인 동향과 함께 "경찰청 등의 소극적 자료지원으로 조사 답보" 같은 감찰 진행상황이 포함됐다.
또 "경찰청 등에 자료를 선별 지원해 조사비협조 오해가 불거지지 않도록 유의", "필요시 시간벌기를 통해 야당 공세타이밍을 분산시키는 전략 검토 필요" 등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제시됐다.
아울러 이들은 최순실의 우리은행장 인사청탁을 성사시키기 위해 당시 우리은행장의 동향보고서도 작성했다. 이들은 당시 은행장의 첩보를 집중 수집한 뒤 정치권 줄대기와 불투명한 공금 집행 등 미검증된 내용까지 종합해 이를 우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
그밖에도 총선 출마를 선언했던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동향과 문체부 간부 8명의 세평 등을 조사해 작성했다.
국정원은 최순실 관련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최순실 전담팀'도 운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추 전 국장 하에서 수집한 첩보만 170건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들은 국정농단의 실마리가 되는 정보를 수집하고도 이를 추가 조사하거나 원장에게 정식보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불리한 정보를 수집한 직원들을 부당 전출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추 전 국장의 민간인·공무원 사찰 지시 등 혐의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상 직권남용 금지 위반으로 검찰 수사의뢰를 권고했다"며 "김 전 대통령 노벨상 수상 취소청원 관련해서는 조사결과를 검찰 수사자료로 지원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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