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월5일 경기 화성시 메타폴리스 화재 현장 /사진=경기남부경찰청

◇현황 및 문제제기=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소방청에 30층 넘는 고층 건물에 접근할 수 있는 화재진압용 고가사다리가 하나도 없다.

지금까지 소방청이 보유하고 있는 고가사다리 중 가장 긴 것이 28층(70미터)까지 접근할 수 있는 규모인데 그나마도 서울과 부산에 각 1대씩만 있다.

전국 소방청이 보유하고 있는 고가사다리차는 435대인데 이중 22층 이하(55미터)까지 접근하는 것이 160대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1층(28미터)까지 접근할 수 있는 것은 126대로 나타났다.

◇원인=외부에서 화재 진압을 하기 위해서는 고가사다리를 사용해야 하는데 마땅한 장비가 없다는 설명이다. 소방 헬기를 띄워 물을 건물 위에서 투하하는 산불 진화 방식은 초고층 건물 화재에서는 바람과 반발력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부 화재 진압이 어렵다면 결국 건물 자체 소방 시설과 화재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 소방대를 갖춰야 하지만 이마저도 준비가 미흡하다. 소방청이 지난 6월19일부터 7월9일까지 영국 런던의 고층아파트 화재 참사를 계기로 국내 초고층 건물 10곳을 선정해 긴급 안정점검을 한 결과 1곳 당 10건의 위법 사항이 적발됐다.

초고층건물에는 스프링클러와 옥내·외 소화전 등 소화설비, 상수도 소화용수 설비, 30층마다 피난 안전구역과 유도등 등 피난설비 설치, 재연설비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적발된 건물들에서는 스프링클러와 화재탐지 설비, 감지기가 불량하거나 피난 방화시설 유지 관리 의무 위반, 피난구 유도등 점등 불량 등이 적발됐다.

◇국감 '코멘트'=현재 전국에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107개가 있고 건립 중인 건물도 15개로 조사됐다. 대부분 아파트와 주상복합 건물이다. 초고층 건물이 많아지면서 2014년부터 지난 7월까지 약 4년 동안 초고층 건물에서 48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사망 4명을 포함해 23명의 사상자와 85억60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초고층 건물 화재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초고층 건물 시대가 열렸지만 소방 장비는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초고층건물에 대해 소방안전설비 기준을 강화와 지속적인 점검, 거주 주민들과 자체 소방대를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소방안전교육과 대피훈련을 통해 대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