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한미FTA, 美 무리한 요구 땐 우리가 폐기"(종합)

[the300]13일 산업위 산업부 국감…美FTA·中사드 두고 여야 공방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FTA 개정 협상과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폐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출입제한조치) 판정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검토 의사도 비쳤다.

10년 만에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돌아온 김 본부장은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나와 의원들의 통상 관련 질문들에 이같이 답했다. 특히 당당한 협상을 요구하자 "안보와 통상은 별개"라며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장사치 논리를 가지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FTA 폐기하면 美가 더 손해"=김 본부장은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에서 우리 측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해오면 어쩔 것인가"라는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우리는 깰 생각이 없고 어떻게든 타결해 유지할까 노력하는데 미국 안이 너무 심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면 폐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미국이 더 손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에 협상이 끌려간다는 비판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철회하고 유네스코를 탈퇴하는 것처럼 한미 FTA를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간파했다"며 "그래서 공동 효과 분석을 제의했고 첫 회의도 원칙적으로 서울에서 하자고 요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조항 남용 방지나 해석을 명확히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개정 협상에 임하겠다"며 미국측 무역적자 감소를 맞춰주기 위한 한국측 카드로 미국산 셰일가스나 무기 수입 증대를 꼽았다. 또 농산물 분야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협상 지렛대로 농산물을 말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건드릴 수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며 "농업은 우리의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WTO 제소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우선 우리 기업들이 ITC에 상소해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며 "세이프가드 최종 결정이 나온 이후에 WTO 제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FTA…野 "말바꾸기" vs 與 "국익 최우선"=여야는 한미 FTA 개정 협상에 국익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상대 정권 탓에 벌어진 일이라며 '네탓 공방'을 벌였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먹고 사는 문제인 한미 FTA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는데 한국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경제동맹과 맞물려 있다는 인식을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먹고 살 길이면 나쁜 짓 말고는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동맹 균열 부분이 한미 FTA 재협상을 빨리 촉발시킨 원인"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찬성하고, 그 이후에는 반대하다, 지금은 또 찬성한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이에 반해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국내 정치용으로 통상 협상을 문제제기하고, 한미 FTA 개정 협상으로 몰고가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한미동맹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안보와 통상은 별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통상은 당당하게 해야 한다"며 "미국측 요구에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당당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의 정치적 공격 부분도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정부에 당부했다.

백 장관도 여당 입장에 섰다. 그는 "민주당은 국익을 위해 한미 FTA를 체결한 주체로서 한미 FTA 자체에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며 "민주당이 이명박정부 시절 재협상을 요구한 것도 원래의 FTA에서 후퇴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국익 차원에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반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中 사드보복 WTO 제소 검토"=이날 국감에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대한 대응 논의도 이뤄졌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대응 카드로 여전히 WTO 제소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WTO 제소는 분쟁해결 수단으로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며 "승소 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핵 도발 대응과 중국이 19차 당대회를 앞둔 점 등을 전략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잘 소통하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롯데마트의 올해 매출 감소액이 1조225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산업부 차원에서 국내 기업 피해 현황을 면밀히 조사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백 장관은 "앞으로는 문제점을 인식해 기업들이 한시바삐 사드 보복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며 "중국 공산당 당대회 이후 안보적인 상황이 바뀌면서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국감에선 백 장관의 사드 배치 관련 발언 논란으로 20여분간 지연됐다. 백 장관은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이 "사드를 배치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묻자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다 연이은 추궁에 "설치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간사 이채익 의원이 10여분에 걸쳐 계속 정회를 요청했으나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익표 의원과 장병완 위원장 등이 받아들이지 않아 파행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장 위원장이 위원회 국감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드 배치 논란에 빠지지 말자며 다음 질의를 강행하며 파행을 넘겼다. 저녁 질의에서도 백 장관의 사드 배치 입장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계속 문제제기했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