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경찰개혁위' 성격 놓고 여야 공방…행안위 '파행'(상보)

[the300]野 "공적 기관, 자료 내놔라"…與 "위원들, 민간인들이라 자료 공개 불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증인 출석 문제로 여야가 언쟁을 벌이다 정회됐다. 유재중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이철성 경찰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 청장,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간사, 유 위원장, 윤재옥 자유한국당 간사, 홍철호 바른정당 간사. /사진=뉴스1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3일 경찰청을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가 개회한지 한 시간도 안 돼 기약 없이 정회했다. 여야가 경찰 개혁과 그동안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따른 인권 침해를 조사하는 경찰개혁위원회(경찰개혁위)와 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인권조사위)의 성격과 자료 제출·참고인 출석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여서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자료 요청 요구가 고성 섞인 공방의 불씨가 됐다. 장 의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국감에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발족된 경찰개혁위와 인권조사위는 위원 19명 중 15명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민주당 출신,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등 '좌파 진영' 인사로 채워져 '경찰 장악위원회' 아니면 '경찰 정치 개입위원회'"라며 "이들이 낸 권고안을 이철성 경찰청장이 100% 수용하겠다고 한 것은 군사쿠데타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한국당은 각 위원회의 분과위원장들을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안 된대서 한 수준 낮은 참고인으로 요구했는데 이 마저도 출석을 거부당했다"며 "국감을 거부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대거 반박하고 나서며 두 위원회가 공적 조직인지 민간 조직인지를 놓고 '성격 논쟁'이 불거졌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 의원의 말에서 벌써 문제가 있다"며 "장 의원은 경찰개혁위를 벌써 '좌파'라고 규정하고 공격하며 군사독재와 비교한다"고 반박했다. 표 의원은 "두 위원회의 위원들은 경찰에서 지난 과오를 반성하겠다는 의미로 주로 과거 경찰의 공권력 남용 피해자들"이라며 "경찰은 이들로부터 어떤 말씀이라도 듣겠다는 것으로 권고안을 100% 집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이재정 의원도 "회의체의 성격에 따라 달리 봐야 하는데 경찰개혁위는 권력이 자정 능력이 없어 (자정 기회를) 국민께 열어 권능을 드린 것"이라며 "이들을 '좌파'라고 규정한 것은 국회가 또다른 권력을 대신해서 국민을 통제하자고 나서는 것으로 스스로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이 대거 반발하며 각 위원회 성격을 '공적 기관'으로 규정했다. 박성중 의원은 "각 위원회가 경찰 청소에 굉장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관이라면 거기서 이뤄지는 모든 것은 반드시 국회의원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도시계획위원회처럼 권력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의 회의 자료는 다 자료를 제출하고 공개하게 돼 있다"며 "경찰개혁위와 인권조사위의 자료 제출을 못 한다는 것은 그만큼 뒤에 무슨 이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도 다시 입을 열고 "경찰개혁위가 일반 자문위원회나 시민들이 경찰에 대해 자유로이 열린 공간에서 의견 개진하는 것이 아니"라며 "인권조사위도 위원들에게 2급 비밀 취급 자격과 국회의원도 못 보는 단일 사건 수사 기록 열람 권한을 부여한 만큼 사실상 민간 기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바른정당도 자료 제출 요구를 거들었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여야 입장이 바뀌었다면 어땠겠냐"며 "충실한 국감을 위해 자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자료 요구가 부당하다는 논리는 인정할 수 없다"며 여당에 항의했다. 황 의원은 "경찰 개혁이 필요하다면 국감장에서 경찰개혁위 위원들에게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경찰 개혁을 할지 질문에 답하고 그에 대해 나름의 입장이 있으면 소상히 밝히고 국민과 대화해야 한다"며 "한 사람도 출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경찰개혁위가 독단적으로 움직이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위원회들을 공적 성격으로 규정하고 자료 제출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위원회는) 피해 진술이 아니라 경찰 개혁과 관련된 공적 의견을 듣기 위한 모임"이라며 "의견을 모으는 주제가 경찰의 권력 작용과 관련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자료는 공개돼 논의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다만 권 의원은 정쟁이 유발된 데 대해서는 여당과 다른 야당들 모두에 지적을 가했다. 그는 "이들 위원회 발언과 관련해 정쟁 관점으로 비난하는 것은 해당 의원의 비난 발언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국당 소속인 유재중 행안위원장도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는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두 위원회의 녹취록과 회의록 제출과 각 분과위원장 4명의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경찰개혁위야말로 경찰 행정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것으로 사적 조직이 아닌데 서류 제출이 안 되냐"고 물었다.


이 청장은 이에 "각 위원이 자유롭게 말하다보니 회의록에 개인 신상도 나와서 위원들 동의 없이 자료 제출이 어렵다"며 "경찰개혁위에 먼저 물어보고 동의가 이뤄지면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행안위는 결국 국감 개회 선언이 된지 50분쯤 지난 오전 10시50분쯤 여야 간사간 협의를 이유로 정회했다. 윤재옥 한국당 간사는 "(경찰청장이) 만약 자료 제출을 못하겠다면 한국당은 더 이상 국감을 진행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회를 요구했다.


윤 간사는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최대한 참고인이 출석하도록 노력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판단되면 개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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