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국회 상임위원장 사용설명서-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the300]종합


2008년, 정권은 교체됐고 민심은 떠났다. 같은 해 치러진 18대 총선, 충청남도에서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 이름을 내걸고 살아남은 의원은 양승조, 단 한 명 뿐이었다. 충남 10석 중 절반을 차지했던당세는 위축됐다. 고립무원의 상황,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어려운 시기 민주당 충남도당을 지켰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쉽지 않은 시기였다. 이미 2006년 지방선거 패배로 40여명에 달하는 충남 도의원 중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은 3명에 불과했고 16개 시군 중 단체장을 맡은 곳도 3곳 뿐이었다.

 

◇충남서 민주당 불씨 살린 '뚝심'있는 4선…도지사 출마는 '고민' = 충남도당 위원장을 맡은 양 위원장은 그러나 그 작은 불씨를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2010년 지방선거를 넉달 앞둔 2월, 22일간의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던 세종시 수정안 반대가 투쟁 명분이었다. 그는 당시 단식을 마무리하며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수정안 입법 저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숨을 내놓고 헌신한 그에게 여간해선 속내를 보이지 않는 충청 민심이 반응했다. 3명에 불과하던 도의원은 13명으로 늘었고 기초단체의원도 40명을 넘겼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당선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양 위원장은 당시를 회고하며 "제가 혼자 발판이 됐던 것은 아니지만 천안부터 바람을 일으키는데 일정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 위원장의 충남지사 출마설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뚝심' 덕분이다. 그는 아직 지방선거 출마를 결정하지 못했다. 출마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민하고 있으며 가부간 결정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다만 자신이 출마하더라도 부끄럽지는 않다고 했다. 충남에서 4선 의원을 지냈고 '낙하산' 출신이 아닌 지역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성장해 온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양 위원장은 "낙하산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에서 4선을 했고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도 도민들과 함께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자격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 때부터 정치 꿈 꿔" 유학자 아버지 영향…화두는 '약자, 통합, 깨끗한 정치' = 양 위원장이 정치에 뜻을 품은 것은 변호사가 되기 전, 어린 시절부터다. 그는 “아버지가 갓 쓰고 도포 쓰시던 유학자인데 유학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정치학”이라며 “그런 말씀을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라며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학자인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하며 세운 뜻도 유교의 인문학적 요소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약자를 위한 정치, 통합의 정치, 깨끗한 정치가 그것이다. 양 위원장은 "어릴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아무리 약자라도 최소한 인간다운 존엄성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영남과 호남으로 나뉘어 극심한 지역감정을 보이는 것도 옳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깨끗한 정치도 강조했다. '부패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그가 말하는 '깨끗함'에는 당리당략에 구애받지 않는 원칙이 있었다. 그는 "정치인은 어디가서도 존경받지 못하는데,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정치가가 되고 싶다"며 "당리당략에서 벗어나는데 앞장서고 원칙있는 행동으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칙을 강조하는 마음은 좌우명에서도 드러난다. 그의 좌우명은 '빨간불에 서고, 파란불에 건너자'다. 작은 것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큰 것을 지킬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진정성 갖고 성실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양 위원장은 이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충남도당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자신의 보좌관이 출마할 경우에도 경선 원칙을 고수했고 공천 헌금은 일체 받지 못하도록 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신청자를 모아놓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라도 내가 직접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양승조 "생산가능 인구 줄면 내수 '도미노' 타격…증세 설득해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내수에 도미노 타격이 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가져올 미래를 이렇게 그렸다. 11일 국회에서 만난 그는 복지위원장답게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19대 국회의원 때는 저출산·고령화 극복 포럼의 위원장을 맡아 운영하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관련 통계를 자료 한번 보지 않고 줄줄 암송했다.

 

그는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며 "생산가능인구는 소비왕성인구인데 올해 3750만명에서 2060년엔 2200만명 밖에 안 된다. 1500만명이 줄어드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문제는 내수”라며 “개별 분야 분야마다 연쇄적으로 나타나면서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피아노 판매량이 2000년 6900대에서 지난해 2900대로 낮아졌고 문방구는 지금 3만개에서 만개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린이집은 지난해 1400곳이 문을 닫았다"며 "처음에는 산부인과에서 산후조리원으로 그리고 어린이집으로 이어지는 여파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법을 '재정지출 우선순위 조정'과 '증세'에서 찾았다. 그는 국회 내 대표적인 증세론자다. 양 위원장은 "현재 정치구조상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며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이기주의를 누르고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줄인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SOC예산은 17조7000억원으로 전년 22조1000억원보다 20%(4조4000억원) 축소됐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통계를 보면 2100년이 되면 우리나라 인구가 2468만명밖에 남지 않게 된다"며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고속도로나 철도를 누가 이용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일본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철도 이용자가 줄어들어 600km 구간의 철도를 폐쇄했다"며 "SOC예산을 절감해 저출산 극복에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또 "아주 급하지 않은 예산을 줄여서 쓰되 이것(재정지출조정)을 항구적으로 할 수는 없다"며 "세금인상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근로자 47%가 소득세 1원도 내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민을 설득해 세금을 내야한다"고 했다. 

 

이어 "고소득자는 세금을 올려도 괜찮다"며 "이건희 삼성회장이 올해 주식배당 수익 1800억원을 얻었는데 90% 세금을 내도 일반인은 만져볼 수도 없는 180억원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은 존슨 대통령 시절 최고세율이 70%였고 루즈벨트 대통령시절에는 94%까지 갔었다'며 "우리도 그 정도를 각오해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2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 임하는 자세로는 여·야 조율보다 국정과제 관철에 무게를 뒀다. 그는 "위원장 입장으로 사회를 볼 때는 철저하게 중립을 지킨다는 게 소신"이라면서도 "민주당 입장에서 본다면 아동수당 관철, 기초수당 인상, 어린이집 선생님 임금 현실화, 최저임금 인상 등이 최소한의 관철대상"이라고 했다.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피력했다. 양 위원장은 "일부러 저인망식 수사를 해서 적폐청산을 하는 건 안 된다"면서도 "개인이 행한 불법은 용서할 여지가 있고 시효가 있지만 국가가 행한 불법에 눈을 감으면 나라에 정의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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