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주도한 홍장표 "혁신성장과 상호보완"

[the300][런치리포트-청와대 사용설명서](5)경제수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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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더미래연구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홍장표 경제수석/더미래연구소

# 지난 2015년 5월 민주당 외곽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의 토론회. ‘포용적 성장과 소득주도성장론’ 토론회는 '소득주도성장과 정책과제'란 기조발제로 시작했다. 부산 부경대의 홍장표 교수는 "실질 임금 증가가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소득분배 개선이 큰 폭의 소비증가를 유발하며 기업의 투자를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2년 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경제 패러다임이 되는 소득주도 성장론이 수면 위로 드러난 순간이다. 

 

홍 교수는 올해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경제수석이 됐다. 청와대는 발탁 이유로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창한 경제학자"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홍 수석은 여의도 정치권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소득주도 성장'도 여전히 논쟁적이다. 때문에 경제수석실 면면은 학계는 물론, 재계와 산업현장에서도 화제다.

 

◇대-중기관계 '팩트' 연구 진보 경제학자= 홍 수석은 1960년 대구 출신으로 달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 주제는 대기업-중소기업 거래관계, 산업계 하도급 구조, 중기의 고용·소득 등이다. 대-중소기업 관계에선 특히 대기업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시각이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실증연구로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특히 중기 저임금 문제에 대한 연구는 소득주도성장까지 이어졌다. 한 연구에서 원가연동 납품단가 결정 방식이 중기의 혁신의지를 꺾는다며 수요기업(원청)-협력기업(하청)이 사전에 배분규칙을 정하는 이익공유제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같은 컬러에 숨은 키워드는 '변형윤'이다. 국내 경제학계엔 서울대 상대학파, 서강학파가 두드러진다. 경제 지향의 차이도 있지만 출신학교나 인맥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 서울상대 출신도 변형윤학파, 조순학파 등으로 다시 나뉘는데 홍 수석은 바로 변형윤학파(학현학파)로 분류된다.

 

올해 아흔의 변 명예교수(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는 국내 손꼽히는 경제학자. 계량 경제학을 국내에 도입했고, 김대중정부 경제정책 수립에도 참여했다. 주류 경제학에 비판적이고 끊임없이 대안을 주장, 진보 학자 또는 비주류로 불렸다. 그의 제자그룹이 변 교수 호를 따 학현학파로 불린다. 이들은 변 명예교수가 그랬듯 대개 주류경제학에 비판적인 진보적 또는 비주류 경제학자로 불린다. 변 명예교수가 초대회장을 지낸 한국경제발전학회가 대표적이다.

 

홍 수석은 2012년 이 학회가 주는 학현학술상을 받았고 학회장(2014년)도 지냈다. 서울시립대 교수 출신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7대 회장),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9대 회장) 등이 학회 주요 멤버다. 이병천 강원대 교수, 고 김기원 방송통신대 교수도 있다.

 

홍 수석의 활동영역도 진보 학계 중심이었다. 김상곤 교육부총리가 엮은 '더불어행복한 민주공화국'(2008)이란 정책 제안집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과 함께 참여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는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를 지지했다. 단 홍 수석이 실증연구를 주로 해오는 등 '진보' 두 글자에 치우치기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갖췄단 평가도 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소득주도성장과 중소기업의 역할' 보고서에서 제시한 고용주도성장 임금주도성장 소득주도성장 내용과 비교표/

◇"중기 혁신 동반해야 소득주도성장" = 홍 수석의 저술은 소득주도 성장론의 교과서 격이다. 2016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기획한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실린 '소득주도성장과 산업생태계 혁신'이 그렇다. 이에 따르면 개별 기업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적게 지불해야 이윤이 늘어난다. 그런데 모든 노동자 임금이 줄면 내수가 위축, 기업이 손해를 본다. 소득주도성장은 이 모순을 극복할 방안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임금인상 → 내수 확대 → 불황 타개’의 임금주도성장(wage-led growth)이 국제노동기구(ILO) 등을 통해 확산됐다. 한국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임금으로 소득을 다 설명할 수 없다. 가계의 부채가 아니라 소득을 늘린다는 취지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소득주도(income-led) 성장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홍 수석은 한국의 구조적 특징에서 소득주도 성장론의 한계를 인정하고, 대안도 뽑아낸다. 현실적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 수출 대기업이 강하고 중소기업은 약하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임금지불여력을 높이는 혁신, 자영업자 소득안정과 사회보장을 동반하지 않은 채 최저임금 인상 등 직접적인 임금인상만 꾀하면 국민의 지갑을 불려 내수를 확대하는 소득주도성장의 고리가 깨지고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홍 수석은 그럼에도 한국이 소득주도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업의 투자가 수익성 개선보다 총수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소득분배개선이 수출경쟁력을 그다지 약화시키지 않으며 △임금상승시 중장기적으로 고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근거다. 노동친화적 분배정책이 내수증진,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득 최저선 구성과 사회보장,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완화 등이 주요 정책과제다.

 

◇왕수석? 옥상옥? "우려 불식하겠다"= 홍 수석과 경제수석실이 비상한 관심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경제수석은 과거 정부에서 왕수석으로 불릴만큼 힘이 셌다. 그만큼 그림자도 짙었다. 문재인정부에선 정책실장이 부활하고 일자리수석이 생기면서 업무중복 이른바 옥상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왕수석'이 이전 정부의 그늘이라면 '옥상옥'은 새정부의 숙제다.

 

홍 수석은 머니투데이 the300에 이메일을 보내 “경제 현안은 매우 복잡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수립을 위해 전문적 접근과 종합적 접근이 모두 필요하다. 청와대 내에서 소통과 협업이 자리잡혀 가고 있다. 옥상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혁신성장에 대해선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다. 가계소득이 늘어나고 국민생활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해 일정한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을 뒷받침할 사회여건이 필요하다”면서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구비돼야 혁신의 동력이 마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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