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박사' 김수현이 이끄는 청와대의 '모든문제연구소'

[the300][런치리포트-청와대사용설명서](4)사회수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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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55) 신임 청와대 사회수석이 14일 춘추관에서 인선발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7.5.14/뉴스1

#지난 8월3일 청와대 춘추관.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차 독일을 방문한 사이 한 참모가 기자회견장 마이크를 잡았다. 김수현 사회수석이다. 화두는 부동산 정책. 시장을 들끓게 했던 8·2 부동산 대책 발표에 대한 설명이다.

 

김 수석은 거침없었다. 다주택자가 부동산 매도 혹은 주택임대사업 등록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내년 봄 이사철까지는 (다주택자들에게) 시간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경우에든 정부는 부동산 가격문제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부동산'은 흔히 경제이슈다. 역대 청와대에도 경제라인의 핵심정책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다르다. '단순한' 경제 현안으로 여기지 않는다. 정치, 사회, 복지가 복합된 ‘멀티’ 이슈로 본다. 부동산 연구에 평생을 바치다시피 한 김 수석이 이걸 다루는 전면에 섰다.

 

정책실장이나 경제수석이 아니라 사회수석이 부동산 정책을 설명한 게 어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도 이 점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정책을 '가장 잘 알고' 문 대통령의 '관점'도 꿰뚫는 이는 김 수석이란 점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본다.

 

◇'종부세' 주역, 권력 아니라 아젠다 한손에= 김 수석은 도시 정책분야 전문가다.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도시재생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1962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경북고, 서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철거민 운동가로 주택 문제에 눈을 떴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및지역계획학 박사를 취득했고 도시빈민 문제를 연구했다.

 

참여정부 인수위원회를 거쳐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두루 거쳤다. 문 대통령과 이 시절 호흡을 맞췄다. 2005년 국민경제비서관때 '8·31 부동산종합대책'과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뿐 아니라 문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이런 신뢰는 문 대통령 취임 초 빛을 발한다. 청와대 정책실장조차 갖추지 못해 경제라인이 공백일 때 정책실에서 유일하게 임명된 '사회수석'이었다. 이때 문 대통령에게 경제현안 보고까지 도맡았다.

 

김 수석의 존재감은 그가 다루는 이슈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수석 아래 사회정책·교육문화·주택도시·기후환경·여성가족 등 5대 분야별 비서관이 포진했다. 공식 직제만 해도 부동산 외 의료복지, 국정 교과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미세먼지, 몰래카메라 대책, 탈원전 정책 등이 소관업무다. 그는 소년법 청원에 대한 답변 동영상에 조국 민정수석과 함께 등장했다. 사실상 그가 관여하지 않는 이슈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선 새로운 형태의 '왕수석'이라고 본다. 권력이 아니라 아젠다가 그에게 집중된다는 뜻이다.

 

이변이 없다면 당분간 김 수석의 활약은 계속될 전망이다.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철저히 복기할 만큼 절치부심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신뢰도 두텁다. 상황관리형 수석에 머물기보다 사안마다 '그립'을 강하게 쥐고 정책을 주도할 조건이 된다.

 


◇'몰카대책' 은수미, '의사' 이진석…전문성 중시= 김 수석 본인이 정치권에 오래 몸담았으면서도 '정치인'보다는 '정책가'에 가깝다. 그런 컬러가 수석실 구성에도 드러난다. 사회수석실은 정치인이기보다 저마다 전문성을 갖춘 게 눈에 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은 적다.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은 50대가 대부분인 '1수석 5비서관' 중 유일한 40대다. 의사이자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이다.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의 정책분야 핵심인 싱크탱크 국민성장 총괄간사로, 대선캠프를 오가며 정책 메신저 역할을 했다. 청와대에선 의료·복지분야 정책을 만든다. 문 대통령이 8월9일 강남성모병원을 직접 방문, 발표한 건강보험체계 개편안도 이 비서관의 손을 거쳤다.

 

이 비서관을 보좌하는 여준성 행정관도 눈에 띈다. 김용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거친 베테랑 보좌관이다. 이 비서관은 김 전 의원 제자다. 김 전 의원은 김수현 수석과는 청와대서 같이 일했다. 사회정책 분야 인맥이 '김용익'으로 연결된 셈이다. 김 전 의원은 새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됐다.

 

김홍수 교육문화비서관은 부산대 윤리교육과 교수 출신이다. 민주당 부산시당 부설 싱크탱크 오륙도연구소에 몸담았다. 오륙도연구소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원외 시당위원장으로 설립했는데 문 대통령의 부산지역 인재풀 기능도 해 왔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도 이곳에 관심을 가졌다. 김 비서관은 학계의 문 대통령 지원군으로 연구소 브레인 역할을 했다.

 

김수현 수석이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철학'을 대표한다면 실제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은 윤성원 주택도시비서관이다. 국토부 도시정책관과 국토정책관을 지낸 관료다. 해당부처에서 청와대로 파견 온 만큼 관련 소통 업무도 중요한 역할이다.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은 김 수석과 더불어 사회수석실의 대표적 '386'세대다. 한양대 사회학과(85학번)를 나와 환경운동에 참여, 녹색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참여정부때 노무현대통령 탄핵무효 범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은 사회수석실에 정치인 출신 유일한 비서관이다. 서울대 학생운동권(82학번) 출신으로 노동운동에 참여, 옥고도 치렀다. 2005년 모교에서 받은 박사학위 논문도 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연구다. 19대 국회 비례대표로 활동했고 사이버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본회의 무제한 연설, 이른바 ‘필리버스터’로 대중에 각인됐다.

 

최근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연이어 몰카 대책마련을 지시한 배경에 은 비서관이 있다. 은 비서관은 8월8일 국무회의를 앞두고 몰카 대책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를 눈여겨봤고 국무회의에 언급, 이슈로 만들었다. 경찰청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고 9월 당정협의를 가질 만큼 여권의 관심 사안이 됐다. 

 

한편 9월 기준 재산이 공개된 이는 △김수현 수석 11억5325만원 △이진석 비서관 12억5466만원 △윤성원 비서관 5억4618만원 △김혜애 비서관 8429만원 등이다. 김 수석은 자신의 경기도 과천 주공아파트와 배우자의 대구 상가를 신고했다. 집 한 채, 상가 하나여서 엄밀히 '다주택자'는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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