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중의 외통수] 지휘관의 말말말...아쉬운 안보수장의 '가벼운 입'

[the300]전술핵 재배치 '오락가락'...靑·정부 부처와 '엇박자'도 도마 위에

편집자주  |  외통수는 외교통일안보의 한 수를 줄인 말입니다. 외교·통일·안보 현안을 두 눈 부릅뜨고 주시해 문제점을 집어내는 노력을 해보겠다는 의미입니다. 공정한 시각이라는 이름의 편향성을 지양하고, 외교·통일·안보 이야기를 주로 다루면서 제 주관에 따라 형식의 구애 없이 할 말 다해보려고 합니다.
오세중 기자

"여러분들 모두를 무사히 귀환시키겠다는 약속은 할수 없다...우리가 전투에 투입될 때 내가 가장 먼저 전장에 발을 딛을 것이고 전장을 떠날 땐 내가 가장 늦게 나올 것이며, 어느 누구도 남겨 두고 오지 않겠다. 전사했든 생존했든 우리 모두는 다 함께 고국으로 돌아올 것이다"

 

미군의 할무어(HalMoore) 중령이 1965년 미국과 베트남과의 첫 정규군이 벌인 '이아드랑' 전투를 앞두고 병사들에게 던진 말이다. 실제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했던 무어 중령의 연설은 최고의 전쟁명언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지휘관의 말은 이렇게 전멸직전의 군대를 일으키기도 한다. 어느 조직에서나 리더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안보 수장의 발언은 더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발언은 탄식을 부른다. ‘엇박자’ ‘오락가락’ ‘무개념’ 등의 평가가 이어진다. 특정 사안에 대한 장관의 소신을 밝히는 것이라면 지지한다. 그러나 송 장관의 발언은 ‘소신’이라 부르기에 방향이 일정하지 않다.

 

대표적인 게 ‘전술핵 재배치’다. 송 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방미 계기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과 만나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혀지면서 '전술핵 재배치' 논란에 불씨가 붙었다. 당일인 31일(우리시간) 국방부는 '송 장관이 일각의 의견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수습했고 청와대도 지난 1일 '전술핵 검토된 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루 뒤인 송 장관은 2일 귀국하는 길에 '논의한 적 없다', '확대보도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틀 뒤인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송 장관은 북한 도발 대응의 한 선택지로 "전술핵 배치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 간사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 방향'과 다르다며 '발언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청했지만 송 장관은 재차 '(전술핵)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직접 '한반도 비핵화 원칙 변함 없음'이라며 배치 가능성을 일축하자 송 장관은 1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가 가져야할 일관성도, 국무위원이 지녀야 할 책임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80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두고 "지원 시기는 굉장히 늦추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것은 송 장관 발언의 가벼움을 보여주는 또하나 사례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조율도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국무위원이 가벼운 처신으로 부처와 엇박자 행보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청와대는 19일 송 장관에게 '엄중 주의' 조치를 했고, 송 장관도 이날 법사위에 참석해 '과한 표현', '정제되지 않은 말', '송구스럽다'는 표현을 써가며 머리를 숙였다. 공개 ‘옐로 카드’를 두고 여러 의견이 있지만 송 장관의 발언이 국무위원으로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국방부 안팎, 군 안팎에서도 송 장관이 말할 때마다 '노심초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하를 이끌 명연설은 하지 못할망정 안보수장의 입을 걱정하는 나라가 돼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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