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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흔드는 움직임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미군사 훈련의 미군 축소가 북한에 좋은 제스처가 된다고 했다.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2017.8.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바른정당이 연이은 악재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혜훈 전 당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에 이어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의 아들이 마약 범죄에 연루되면서다. 이 전 대표의 사퇴 후 생긴 지도부 공백을 전당대회로 극복하려는 바른정당에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 전 대표와 남 지사 모두 바른정당 내 '자강론'을 주장하는 인사들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바른정당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합리적 개혁'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의 이미지에 금이 가면서 지지 기반인 중도 보수층에서도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직후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2위로 치고 올라갔던 바른정당 지지율이 최근 최하위로 밀려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남 지사 아들의 마약 범죄 사건이 터진 18일 바른정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는 11월13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날 최고위에 참석한 의원들은 남 지사 아들 사건에 대해 부담을 느낀 듯 관련된 언급을 삼간 채 무거운 분위기 속에 회의를 끝냈다. 바른정당은 추석 전 전당대회를 총괄할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리고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지만 이번 사태로 흥행몰이에 성공할지 미지수다.
남 지사 개인이 입는 타격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남 지사가 장남 문제로 골머리를 썩게 된 건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남 지사의 장남은 근복무 중이던 2014년 후임병에 대한 가혹행위 가행자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병역 폭행' '마약' 문제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다. 지난번 아들의 폭행 사건 때 남 지사 반대 측에서 "경기지사직 사퇴"를 요구했지만 남 지사는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번 사태로 내년 도지사 재선 가도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독일 출장 중인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큰아들의 경찰 조사 사실을 알리며 "독일 베를린 출장중인 저는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로 귀국하겠다"고 알렸다. 정치권 관계자는 "'개혁 보수' 기치를 내걸고 전면에 섰던 바른정당의 대표적 인물인 이 전 대표와 남 지사의 실책으로 바른정당 상황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안 좋게 흘러갈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연이은 논란으로 바른정당의 이미지에 꽤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 외에 제대로 된 수습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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