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모델? 파키스탄 모델? 북핵과 무슨 관계일까

[the300]중·러 쌍중단-쌍궤병행 제안 등 北 해법 아이디어 속출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성공에 기여한 핵과학자 및 기술자들이 지난 11일 축하연회에 참석한 뒤 평양을 떠났다고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7.9.12/뉴스1
"이 (이란)방식을 북한과 갈등 종식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 특히 독일은 준비가 돼 있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러시아가 생각하는 구상은 러시아와 중국이 마련한 북핵 해법 로드맵에 달려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북한문제가 국제사회 첨예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 해법을 두고 세계가 아이디어 경연장이 되고 있다. 이란과 파키스탄 사례가 부쩍 거론된다. 이란은 핵사찰-제재 해제를 맞바꿔 파국을 면했고 파키스탄은 공식 핵보유국이 아니면서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다. 미국 주도의 제재에 맞서 중국-러시아가 독자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란 핵협상, 北 적용? = 유럽이 유력하게 보는 국제 중재안이다. 2015년 이란이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독일 현지 인터뷰에서 이란 케이스를 소개하며 "만약 우리가 (북핵) 협상에 참여하는 것을 원한다면 나는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겠다"며 이란 케이스를 제시했다.

이란은 미국은 물론 중동 내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숙적'이다. 상당수준 핵개발을 진전시킨 걸로 관측되면서 미국이 강력 제재에 나섰다. 미국의 이란경제 봉쇄에 한국도 건설수주, 원유수입 등에 타격을 받았다.

결국 2013년 이란은 핵시설 사찰을 받되 국제사회는 경제제재를 푸는 협상이 시작됐다. 독일은 'P5'라는 유엔 안보리 5개국과 함께 협상에 참여했다. 이른바 P5+1이다.

이란이 핵을 개발할 권리를 주장한 점, 당시 유엔 안보리 제재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점 등이 북한 상황과 닮았다. 반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란 모델과 다르다고 봤다.

조 위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란은 핵개발 초기단계에서 핵실험도 안한 상태에서 (석유수출을) 잠근 것, 북한처럼 '생존'이 아니라 중동의 패권국가가 되기 위해 핵개발한 점, 석유수출 의존이 높아 석유만 잠가도 치명적인 점 등이 북한과 다르다"고 말했다. 북한은 석유 외 다양한 수입원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27일 (현지시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시아파 지지자들이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전투 중인 테러범을 비호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미국 영사관으로 행진을 하고있다. © AFP=뉴스1
파키스탄 모델= 파키스탄은 세계공인 핵보유국이 아니면서 사실상 핵보유 지위를 가졌다. 북한이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하자 이 모델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인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경을 마주하고 종교, 정치적 라이벌인 두 나라는 인도가 1970년대 핵개발에 돌입하자 '핵경쟁'을 벌였다. 두 나라는 마침내 1998년 5월 인도 5회, 파키스탄 6회 핵실험으로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파키스탄은 하루에 세차례 핵실험하고, 하루를 쉬고 다음날 다시 세차례 핵실험을 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다섯나라이지만 이로써 인도, 파키스탄도 사실상의(de facto)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 핵보유를 이유로 특별한 국제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북한이 관심을 가질만한 모델이다. 미국이 파키스탄을 독자 제재한 적 있지만 그나마 2001년 9·11 테러 후 해제했다.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기지사용 등 파키스탄의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체제경쟁, 군비경쟁 등 인도-파키스탄 관계는 한반도와 유사성이 있다. 전제조건이 다르단 반론도 있다. 북한이 1985년 NPT에 가입한 반면 인도, 파키스탄은 NPT에 가입한 적 없다. 북한은 NPT를 통해 핵물질에 합법적으로 접근할 권리를 가지면서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점이 비난받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현지시간) 샤먼의 브릭스 정상회의 ‘신흥시장과 개도국 대화’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쌍중단? 쌍궤병행?= 중국식 표현이다. 글자를 뜯어보면 뜻이 나타난다.

‘쌍중단’은 쌍방 동시중단을 뜻한다.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한미는 연합훈련을 중단 또는 축소하는 것이다. ‘쌍궤병행’은 쌍중단 이행을 통해 한반도 내에선 비핵화와, 미국과 북한 관계에선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두가지 궤(목표)를 함께 추진한다는 뜻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7월 러시아를 방문,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중국이 내세운 이 방식에 러시아가 동의하면서 양국 공통제안이 됐다.

푸틴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톡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가 생각하는 구체적 구상은 러시아와 중국이 마련한 북핵 해법 로드맵에 달려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것이야말로 긴장완화의 해법"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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