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생각지도 못한 일" VS 野 "당연한 결과"...탄식과 환호 뒤섞인 국회(종합)

[the300]김이수 표결 자신한 민주당 타격…준여당 위세 뽐낸 국민의당

정세균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해 의원들이 무기명투표를 하고 있다. 2017.9.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VS "됐어! 이제 탄핵이다!"

11일 오후 국회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여야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표결 통과를 자신했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탄식을 쏟아냈고, 끝까지 반대했던 제1야당 자유한국당(한국당)은 환호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존재감을 뽐냈다.

◇지도부 책임론 등 민주당 직격탄 = 민주당은 소속 의원 120명 모두 표결에 나섰지만,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혼란에 빠졌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김이수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실력이나 인품으로 볼 때 흠잡을 곳이 없는 분인데, 국회가 당리당략으로 결정해 안타깝다”며 “이번 부결 사태는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사에 대해 당리당략적 판단을 한 집단의 책임이다”고 비판했다.

이번 부결로 민주당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 6월8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90일 이상 국회 통과를 위해 전력투구했지만, 헛일이 됐다. 집권여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은 물론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는 과정에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이 결국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포기한 것도 김 후보자를 위한 선택으로 본다. 당의 모든 역량을 쏟았지만 집권여당으로서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는 것도 궤를 같이 한다.

민주당은 앞으로가 더 큰 부담이다. 당장 정기국회 법안처리와 국정감사, 예산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데 문재인 정부 출범 4개월만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국회 동의를 얻어 처리할 문제들은 이제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이 10년만에 집권을 했지만,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선 집권여당으로서 힘을 과시하진 못할 것”이라며 “사사건건 야당에 발목 잡힐 게 뻔한데, 지도부 차원에서 전혀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게 바로 야당의 존재감, 기뻐하는 한국당= 김 후보자 인준에 반대해 왔던 한국당 의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의원 대다수가 참석하는 조직력을 보인 한국당은 역시 야당인 국민의당이 야당으로서의 지위를 자각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본격적인 대여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야당으로서 표결 결과를 준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부결 선언 직후 박덕흠 의원 등과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다른 의원들은 환호성을 터트렸다. 일부 의원들은 "됐다 됐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또 다른 의원은 "다음은 탄핵이다!"라며 강력한 대여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또 다른 의원들은 손바닥을 마주치기도 했다.

한국당은 이날 찬반투표에서 사실상 가결이 유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총 107명 중 불가피한 일정이 있었던 5명을 제외하고 102명이 전원 참석하는 등 조직력을 과시했다. 의미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던진 반대표가 부결을 이끌어낸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전원 참석해 힘을 보여주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의원들에게 발송해 세를 다지기도 했다.

◇사실상 준여당 역할, 몸값 높아진 국민의당= 민주당이 이날 김 후보자 인준에 실패한건 국민의당의 찬성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민의당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여야가 맞설 때마다 찬성으로 돌아서 사실상 '준 여당' 역할을 했다.


표결에서도 국민의당이 결국 찬성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은 김광수 의원을 제외하고 총 39명이 표결했으나 절반이 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문재인정부 첫 사법부 고위인사에 대해 반기를 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김 후보자 인준안은 총 293명 투표 중 145명이 찬성, 인준안 통과에 단 2표가 모자라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 120명과 정의당 6명 등이 모두 찬성했다고 가정하면 국민의당에서 20명 이상 반대표가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우리당 의원들이 사법부 독립에 적합한 분인지, 소장으로서 균형 감각을 가지고 있는 분인지 그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내년 개헌 때 권력 구조를 놓고 정치권이 힘겨루기를 하게 되면 반정부 여론을 등에 업고 민주당 내 '비문(비문재인)계'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이들이 있다"며 "민주당과의 차별화와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가 동시에 가능한 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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